간첩조작 사건으로 근 15년 만에 다시 불거진 '홍콩 수지 김 사건'의 살해범으로 지목된 남편 윤태식씨가 증권거래법 위반 등으로 최근 금융감독원의 조사도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윤씨와 그가 소유주로 있는 벤처기업 P사 관계자들은 최근까지 금감원의 정밀 조사를 받았다. 윤씨는 지난 99년12월부터 2000년5월까지 P사 주식을 매매하는 과정에서 신고서를 내지 않았으며 장부상으로만 주식을 발행하고 실제는 주금을 납입하지 않는 등으로 증권거래법과 상법을 위반했다는 것. 그러나 공교롭게도 금감원의 기본 조사가 끝나는 시점에서 그는 검찰에 전격 구속됐다. 중학교 중퇴 학력인 윤씨는 학력을 부풀린채 정부일에도 깊숙이 관여한 것처럼 행사했다고 업계관계자는 전했다. 지문인식시스템, 인터넷 보안인증서비스 기술 등을 개발해온 P사는 나름대로 기술력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기업내용은 외부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전자보안의 중요성이 날로 커져가는 데다 기술력도 상당해 P사 주식은 고가로 매매된 것으로 파악됐다. P사는 코스닥등록을 추진중이며 자본금은 7억2천9백만원 규모. 윤씨는 25억원 규모의 주식을 매매하면서 회사에는 10억원 가량만 납입했고 나머지 15억원은 용도가 명확하지 않은 곳에 쓰여졌다는 사실도 조사과정에서 드러났다. 윤씨는 자신의 회사에서 기술연구소장을 맡은채 전직 장관급 인사 등을 고문으로 영입하는 식으로 사업수완을 발휘해 왔다. 윤씨는 다른 기업에도 적잖게 손을 댔으며 92년께 영화산업에 뛰어들었다가 부도를 내는 바람에 교도소생활을 했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