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건강보조식품회사인 파마넥스는 중국계 미국인인 조셉 창 박사가 사장을 맡으면서 서양와 동양의 생약연구를 절묘하게 융합해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고 있다. 특히 풍부한 생약자원을 갖고 있지만 이를 의약품이나 건강보조식품으로 세련되게 상품화하는 능력이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떨어진 우리나라 기업들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파마넥스가 생산하는 제품은 모두 30여종.이중 우리나라에서 판매되고 있는 제품은 28종이며 이 가운데 8종은 국산원료를 이용해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국내에서 완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초 국내에 상륙한 파마넥스는 홍곡이 주성분인 "콜레스틴"을 개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홍곡은 쌀을 "모나스커스 퍼퍼레우스"라는 누룩곰팡이로 발효시켜 만든 붉은 쌀로 혈중 콜레스테롤을 30%가까이 떨어뜨리는 약에 가까운 기능성 식품이다. 발효과정에서 모나콜린-K라는 물질이 생성돼 콜레스테롤을 합성하는 HMG-CoA환원효소를 저해하기 때문이다. 현재 이 성분은 콜레스테롤 저하제 의약품의 모태가 됐다. 콜레스틴이 시판되자 국내서도 18종의 모방제품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타사 제품은 모나콜린-K를 일정하게 생성하지 못하기때문에 효과가 떨어진다는 게 파마넥스측의 실험 결과다. 파마넥스는 3년전부터 뜨고 있는 동충하초도 야생 티벳산 동충하초에서 균사체(Cs-4)를 분리,콩 배지에서 배양하는 방법으로 유효성분을 추출하고 있다. 이 방법을 쓰면 유효성분인 코르디세핀을 더 많이,그리고 균일하게 추출할 수 있어 고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이 회사의 키토올리고당은 키토산 6~9개가 매달린 올리고머 형태를 이루고 있다. 대부분의 키토산제품은 키토산의 갯수가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체내에 흡수되는 양이 적다는게 파마넥스 측의 주장이다. 또 올리고머 형태가 균일해야 세균과 암세포의 침입과 증식을 막고 노화를 억제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회사는 또다른 주력제품인 "티그린"을 순수 녹차 폴리페놀을 97%이상 함유할 수 있는 표준화된 추출방법으로 생산하고 있다. 이처럼 파마넥스는 이미 알려진 생약재나 식품에 최첨단 기술을 접목시켜 기능성을 밝혀냄으로써 소비자의 신뢰를 얻고 있다. 약학박사인 조셉 창 사장은 이를위해 6가지 원칙을 강조한다. 즉 유용하고 안전한 원료를 선정하고 이를 최적의 상태로 관리하며 유효성분의 구조를 분석해 과학화하는 것이다. 또 균일한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제조공정을 표준화하고 임상시험을 통해 효능을 꾸준히 입증해나가는 것이다. 특히 국적에 상관없이 최고 품질의 원료를 사용한다는 원칙이 돋보인다. 동충하초 홍곡 티그린 등은 중국산 원료를 사용해 생산하고 있지만 세계적 품질을 인정받고 있는 우리나라 인삼과 황기도 애용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시판되는 제품의 원료중 38%가 국산이지만 점차 그 비율을 늘려나갈 방침이다. 유병석 파마넥스코리아사장은 "건강보조식품은 식품과 약의 경계선 상에 있다"며 "건강보조식품도 그 효과를 입증할 수 있는 과학적인 데이터를 제시할 경우 "기능성"이라는 문구를 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마넥스는 미국 유타주 프로보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뉴스킨(생활용품),IT업체 등과 함께 뉴스킨엔터프라이즈그룹을 이루고 있다. 파마넥스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공식스폰서 회사이며 천연물연구를 진작시키기 위해 세계식물생약학회에 거액의 연구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프로보(미국 유타주)=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