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읽고 있는 신문의 광고들을 훑어 보자.일단 광고 참 많다는 것.다음엔 너도나도 "최고"라고 외치고 있음을 발견할 것이다. 광고의 공식처럼 사용되는 최상급 표현들이 과연 얼마나 공감될까?아이러니하게도 광고에 관계된 사람들일수록 "다 공허한 메아리"라고들 한다. 광고주들은 그들이 만든 상품이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제품처럼 생각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제품 광고에 최고니 최대니 최신이니 하는 단어들을 대문짝만하게 써주길 바라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문제는 소비자의 반응이다. "최고"를 "최고"라 말하는데 도무지 믿어 주질 않을 뿐더러 오히려 싸늘한 시선을 보낸다. 소비자 입장에선 최고는 유일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최고가 너무 많기 때문에 불신감이 커지는 것이다. 그럴수록 광고의 표현은 "최고"에서 "진짜 최고"로,"진짜 진짜 최고"로,줄기차게 업그레이드된다. 광고의 "진짜 공식"은 "최고는 최고라고 말하지 않아도 최고가 느껴진다"는 것이다. "안타깝지만 많은 분들에게 공급해드리긴 어렵습니다"(위스키) "자동차보다는 이 자동차의 오너를 자랑하고 싶습니다"(자동차) "스쳐 지나가도 당신이 누군지 알 수 있습니다"(자동차) 등을 보라.어디에도 최고라는 말은 없지만 궁극적으로 최고임을 말하고 있다. 광고장이와 광고주가 부딪치는 문제중 하나가 바로 표현에서의 "직접이냐 간접이냐"다. "왜,돌려 말을 합니까?직접적으로 표현하세요!"라는 광고주의 호통에 광고쟁이들은 의연히 항거해야 한다. 소비자들이 직접적인 외침보다는 그 가치를 슬쩍 내비추는 의연한 표현에 약해진다는 진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것은 그 진실이 광고주와 광고쟁이의 관계에서도 똑같이 적용된다는 사실이다. "직접적인"질책은 쉽게 알아들을지는 모르되 공감되기는 커녕 강요로 느껴진다는 점에서다. 은근슬쩍 달래주고 부추길줄 아는 의연한 광고주.최고의(광고)주님,어디에 계십니까? < 안해익 제일기획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