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금리가 급등하면서 2년여 저금리 기조가 막을 내릴 것이란 분석이 확산되고 있다. 주가 급등의 후폭풍이 외환시장과 함께 채권시장 기반도 흔들고 있다. 경기회복 가능성 역시 금리 상승세를 부채질하고 있다. 채권시장의 '저금리 종언(終焉)론'은 △금리정책의 한계 △경기바닥권 진입 △주가 급등 등에서 비롯됐다. 석달 연속 콜금리를 인하한 한국은행이 금리를 또 낮추긴 어렵다는 시각도 많다. 심지어 '한국 정부가 경기에 과잉 대응해 향후 인플레 위험이 우려된다'(골드만삭스)는 시각도 있다. 인플레는 채권시장과는 상극이다. 경기바닥 진입 신호에 대해서도 채권시장은 '과민 반응'이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예민해졌다. 3.4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은 1.8%(전분기대비 1.2%)를 기록하면서 채권시장은 바짝 긴장한 상태. 이번주 안에 발표될 10월중 산업활동 동향이 부진하게 나와도 경기 악화보다는 횡보로 해석될 공산이 크다. 내년 금리 수준은 올해보다 한단계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 속에 장기 채권보유 기관인 생보사 연.기금도 덤핑매물 외에는 매입을 꺼리는 분위기다. 한은이 1조원 규모 채권 입찰을 실시한 26일에도 막판엔 금리가 올랐다. 한은의 시장 개입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지만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LG증권 성철현 채권팀장은 "금리 변동시 손익이 크게 달라지는 장기 채권과 콜금리(연 4.0%)와의 금리차가 무의미해졌다"고 말했다. 금리 오름세로 인해 당장 투신사 MMF(머니마켓펀드)가 걱정스러워졌다. 일부 투신사는 환매 요구로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선 '판을 깨지 말자'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지만 경기 바닥이란 급물살에 휩쓸려 버리는 분위기다. 오형규 기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