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남 검찰총장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출석 시한으로 정한 26일 대검 간부회의를 통해 '출석불가' 입장을 재차 밝힌 뒤 국회에 불참을 통보했다. 이에 따라 법사위는 신 총장의 출석을 요구하는 결의안 처리를 놓고 진통을 겪었다. 한나라당은 신 총장을 증인 자격으로 출석시켜야 한다며 즉각 표결을 주장한 반면 민주당은 검찰총장이 출석한 전례가 없다며 반대,오후 늦게까지 대치를 계속했다. 여야 총무도 이날 오후 긴급회동해 절충점을 찾기 위한 협상을 벌였다. ◇신 총장 불참 통보=신 총장은 이날 오전 A4용지 두 장으로 작성된 '불출석 사유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신 총장은 불출석 사유로 △검찰수사 및 소추권 행사에 대한 정치적 영향 우려 △총장이 불출석한 과거 관행 등을 들었다. 신 총장은 "검찰총장이 국회에 출석하지 않도록 해온 관행은 지켜지는 것이 바람직하며 이는 절대 다수 검사들의 희망"이라고 강조하고 "개인적으로도 관행에 어긋나는 선례를 남길 수 없다는 고충을 이해해 달라"고 요청했다. ◇법사위 대치=여야 의원들은 즉각적인 표결 여부를 놓고 격렬한 논리대결을 벌였다. 한나라당 간사인 김용균 의원은 "총장이 오늘 출석하지 않을 경우 표결키로 여야가 합의했다"며 '즉각 표결'을 촉구했고,같은 당 최연희 의원은 "총장이 각종 게이트를 보고받을 당시의 상황과 수사 결과를 묻기 위한 것이므로 수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자민련 김학원 의원은 "총장을 증인 자격으로 출석하라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총장은 법무부 산하 검찰청의 장인 정부위원이기 때문에 헌법상 출석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민주당 조배숙 의원은 "한나라당 김기춘 의원은 과거 검찰총장 재직시 수사의 정치적 중립성을 내세워 노동위원회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며 역공을 폈고,같은 당 함승희 의원은 "공권력을 무력화시키는 정략적 발상"이라고 비난한 후 여·야·정 협의회를 그 대안으로 제시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