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중기금융지원상] '일신창업투자'..척박한 영화 투자에 숨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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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신창업투자는 기술력은 있으나 자본력이 부족한 업체 지원을 목적으로 1990년 설립됐다.
창업 초기부터 차별화된 투자영역을 구축해 창투사로서 확고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지금까지 1천2백억원 규모의 10개 투자조합을 결성,운영하고 있다.
특히 일신창투가 주력해 온 분야는 영화산업과 유통업.199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창투사들이 이들 업체에 대해선 거들떠 보지도 않았던 영역이다.
고정석 일신창업투자 대표는 "국내 최초로 금융자본을 영화산업에 투자한 창투사로서 한국영화 및 애니메이션 투자와 배급을 통해 영상문화 발전에 크게 기여한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대형 창투사와 경쟁해 우위를 확보하기 어려운 기술집약형 제조산업이나 정보통신보다는 순발력이 필요한 쪽을 우선 공략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영화투자 선도=첫 번째 작품은 1996년 개봉된 "은행나무침대".영화산업에 투자를 해서도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는 계기를 마련해 준 작품이었다.
이어 1997년의 "접속",1998년의 "퇴마록",1999년의 "유령" 등 잇따른 성공을 거뒀다.
최근까지 모두 17편의 한국영화에 투자를 했다.
또 지난해 12월엔 일신애니메이션 전문조합을 결성,영화.게임 등 멀티미디어 콘텐츠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일신창투는 유통업에도 투자,창투사의 투자대상 개척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94년5월 홍콩의 지오다노와 합작으로 국내에 패션 벤처기업 지오다노를 설립,중저가 패션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
지오다노는 올해 10월말 현재 전국에 1백45개의 대리점을 두고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또 1996년엔 환경친화적 순수 자연 화장품과 보디케어 용품을 만드는 BSK에도 투자했다.
이 회사는 현재 전국에 확보한 자체 유통망만도 47개에 이른다.
하이테크 분야 집중=일신창투는 최근들어서 인터넷과 정보통신 등 하이테크 분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지금까지 전체 투자자산 가운데 40% 이상을 정보통신 분야에 투자했다.
휴맥스 사이버텍홀딩스 터보테크 두인전자 한신코포레이션 장미디어 등 대부분을 코스닥에 입성시키며 열매를 따냈다.
고 대표는 "1999년 데이콤과 공동으로 결성한 IT(정보통신)전문 투자조합을 통해 인터넷 투자기업을 발굴하고 있다"고 말했다.
IT전문 투자조합은 운영위원회를 구성,매주 투자심사위원회를 열고 투자대상업체를 심사한다.
특히 금년 7월부터는 호주의 최대 금융기관인 AMP그룹과 1억달러 규모의 "헨드슨 코리아 파트너스 펀드"를 결성,비상장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일신창투는 빠르게 경쟁력을 키울 수 있었던 것에 대해 글로벌 네트워크망을 구성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뱅커스 트러스트,살로몬 브라더스,아이토츄 코포레이션 등 외국투자자들이 조합 출자자로 참여하고 있다.
또 나스닥 상장업체인 오크 테크놀로지와 AAMA(Asian American Manufacturer Association) 등을 비롯한 실리콘밸리의 기업과 벤처캐피털리스트 등이 창업을 돕고 있다.
일신창투는 한국을 대표하는 벤처캐피털로 성장한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국내의 대형통신업체 생명공학업체 뿐만아니라 외국의 자산전문운용사,실리콘밸리 벤처기업 등과 제휴해 나갈 계획이다.
또 투자회사의 실리콘밸리 진출을 돕기 위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결성하고 지원 프로젝트인 "코리아.실리콘밸리 하이웨이"도 운영하기로 했다.
고 대표는 "성공한 기업이 해외시장까지 진출하도록 도와주는 전방위적인 창투업무를 해나가겠다"며"투자회사에 대한 가치창조를 극대화하는데 전력투구 하겠다"고 밝혔다.
업종별 전용펀드 모색=일신창투는 앞으로 인터넷 IMT2000 바이오테크 멀티미디어콘텐츠 등으로 구분,각각의 전용펀드를 운용할 계획이다.
기업마다 5억~20억원 규모로 투자하며 투자기업에 대해선 사업환경분석 전략수립 등 경영지원도 함께 제공하기로 했다.
또한 중견벤처기업의 사업확장을 위한 투자도 확대,이들 업체에 대해선 50억~2백억원까지 지원할 방침이다.
이들에 대한 투자는 7년에서 10년까지 장기투자해 나가기로 했다.
이밖에 벤처기업에만 고집하지 않고 전통적인 제조업에 대한 투자도 확대,굴뚝산업 발전을 선도하는 창투사로 발돋움시켜 나가기로 했다.
고 대표는 "기술력을 자랑하는 기업들이 자금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국가 전체로도 경쟁력이 약화되므로 이같은 기업에 대해선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