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 삶-소설속의 직업] (5) '상인'..'여러유형의 상인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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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람이 하는 가게가 아무리 물건이 값싸고 좋아도 그곳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없었지요.
현실적이면서도 자부심이 강한 사람들이었어요.
그래서인지 알부자는 있어도 겉으로 요란한 재벌은 없어요"
개성 출신의 작가 박완서가 어느 인터뷰에서 "개성 사람은 어떤 사람들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답한 말이다.
고향에 대한 자부심의 표현이겠지만,"장사는 개성 사람처럼 해야 한다"는 뜻이 담긴 말이기도 하다.
또한,개인적인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민족적인 긍지나 이익까지도 버리면서 부만 추종하는 상인들이 득세하는 시대에 대한 비판으로도 들린다.
물론 전 시대의 시장에 이같은 당당한 상인들만 있었던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의 근대화는 복잡한 역사적 사건에 부응하면서 진행되었고 그러는 중에 다양한 형태와 가치관을 지닌 장사치들이 나타났다.
가령 "천편풍경"(박태원)에는 서울 종로통 중인계급의 비단 상인,"무화과"(염상섭)에는 무역상,"금의 정열"(채만식)에는 1930년대 금무역 열풍을 상징하는 금부치 상인들,사회주의 리얼리즘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소금"(강경애)에는 북간도와 북조선을 오가는 소금 장수 들이 등장한다.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에서 앗긴 토지를 되찾는 주인공 최서희도 목재상 등 여러 장사로 다양한 상인들과 교류하며 부를 축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