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교 < LG투자증권 연구위원 > 올들어 통신 업체의 위상이 부쩍 높아졌다. 실적이 좋아진 데다 향후 성장성의 관건인 데이터부문도 성장세가 눈부시기 때문이다. 내년에도 통신업체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이동통신업체가 주목 대상이다. 여기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설비투자 부담이 크게 완화됐다. 2.5세대(CDMA1X)투자가 상당부분 마무리돼 이익이 본격회수될 시점이다. 그럼에도 "3세대"투자부담은 크지 않다. 수익을 결정짓는 마케팅비용이 예상보다 적다는 점도 곁들여진다. 이런 상황에서 2.5세대 가입자가 늘고 있어 실적호전이 점쳐지고 있다. 요금인하 폭이 예상보다 작다는 점도 호재다. 또 무선데이터 부문의 성장성이 빠르게 구체화될 것이란 점도 관심요소다. 결국 음성으로 시작한 통신은 데이터서비스를 통해 무궁무진한 확대 재생산이 가능해졌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PC가 주축이 됐던 멀티미디어 서비스의 상당부분을 2∼3년 내에 이동전화기가 대체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국내 통신주에 대한 평가시각(Valuation Perspective)은 이런 이유로 빠르게 호전될 전망이다. 시장이 무선데이터의 성장성을 높게 볼수록 기업가치도 좋게 평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초고속인터넷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익 회수기에 본격 도달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업체별로는 SK텔레콤 KTF 하나로통신이 유망하다. SK텔레콤은 고객의 질이 가장 우수하다. 향후 3세대 법인인 SK-IMT와의 합병도 원만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사주를 이용해 합병하면 주식의 가치희석은 거의 없을 것이다. 내년 1월 신세기통신과의 합병은 상당한 시너지효과를 창출할 전망이다. 수급면에선 KTF가 유리하다. 그런 만큼 국내 통신주를 좋게 보는 외국인들에겐 훌륭한 투자대안이다. 내년 중 거래소로 옮기면 기관들의 관심은 훨씬 강해질 것이다. KTF의 경우 KT그룹내 3세대 법인인 KT아이컴과의 내년 중 합병이 복병이다. 지분율이 15%여서 주당 가치희석은 불가피해 보인다. 하나로통신은 설비투자 축소,원활한 재무활동 등으로 재무부담이 크게 줄었다는 점에서 유망해 보인다. 초고속인터넷 가입자가 늘어 실적은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파워콤 인수는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 투자 대비 수익률에 의문이 생기고 재무부담도 가중되기 때문이다. 한국통신도 내재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종목이다. 다만 정부지분 매각 이후의 수급불균형 해소가 주가상승의 관건이다. 내년 상반기 자사주 매입 등이 기대된다. 데이콤과 LG텔레콤은 좀더 지켜보는 게 좋을 듯 싶다. 통신장비 업종의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내년 중 통신사업자의 투자 규모가 커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다. 통신장비의 경우 새로운 인프라 구축이 예상되는 2003년께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단말기 시장은 고기능 신규 단말기 출시와 수출 확대 등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특히 GSM 부문은 향후 성장성이 커 국내 업체에는 호기를 제공할 것으로 판단된다.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유망하다. skjung@ifL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