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강한 상승압력을 받으며 한때 1,270원대로 진입하기도 했다. 하이닉스반도체 관련, 은행권의 충당금 수요가 전날에 이어 힘을 발휘하는데다 국책은행의 매수세가 아래쪽을 탄탄하게 받치고 있다. 증시 등의 제반여건도 섣불리 달러매도에 나서지 못하게끔 막고 있으며 수요쪽이 살아나는 분위기다.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은 매수세와 선물환 선취매수세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수요를 동반한 외환당국의 개입이 가시화되고 상승을 유도하는 측면에서 1,270원대를 시도하는 움직임이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1,270원 위에서 대기하는 물량과 외국인 주식자금 공급이 상승을 제한할 수 있다.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오전 11시 3분 현재 전날보다 3.10원 내린 1,268.40원이다. 밤새 역외선물환(NDF)시장 환율은 한산한 거래속에 1,267/1,268원에 마감했다. 전날 마감가와 같은 1,265.30원에 개장한 환율은 한동안 1,265∼1,265.80원 범위에서 등락을 거듭하다가 외국인 주식자금 공급으로 9시 46분경 1,294.90원으로 내렸다. 그러나 추가 하락이 어렵다는 인식으로 충당금 및 헤지매수세가 등장하자 차츰 레벨을 올려 10시 26분경 1,270.50원까지 상승했다. 지난 26일 장중 1,272원을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 이후 환율은 물량 공급으로 1,270원 밑으로 하락, 거래범위를 낮춰 1,268∼1,269원 근방에서 추가 상승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전날 상승 조정세를 이끌었던 은행권의 충당금 수요가 이날도 1억달러 이상될 것으로 보이며 정부도 국책은행, 공기업 등을 통해 환율 상승을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375억원, 52억원의 주식순매도를 기록, 두 시장을 합쳐 11일만에 매도쪽으로 기울어있다. 달러매도 압력을 줄이는 요인이 되고 있는 셈으나 지난 이틀간 4,000억원을 넘어선 주식순매수분에 대한 달러공급이 예상돼 상승압력을 제한하고 있다. 급락 장세를 띠고 있는 주가도 달러 매도를 자극하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이 시각 현재 도쿄 외환시장에서 123.82엔을 기록중이다. 밤새 뉴욕에서 기록한 123.92엔에서 큰 폭의 변동은 없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충당금 수요와 매수와 관련한 무언가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1,265원이 탄탄하게 지지되고 수요쪽이 살아나고 있어 1,270원은 계속 시도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중은행의 다른 딜러는 "충당금 수요, 국책은행 매수, 역외 달러되사기(숏커버)가 나오면서 상승폭이 커졌다"며 "의외로 매수세가 강하며 제반여건도 달러매도에 나서기 힘들게끔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270원 위로는 대기매물이 있으나 정부에서 실수를 동반한 개입이 나오면 달러매도(숏) 마인드가 많이 꺾일 것"이라며 "오늘 거래는 좁게는 1,268∼1,271원 범위로 상향조정했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