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hyun@moge.go.kr 콩나물 한 봉지,두부 한 모를 사는데 동전 한푼이라도 아끼는 여자들이지만 씀씀이가 좋다 못해 헤프기까지 한 남자들에 비해 고객으로서의 파워가 크다. 가계 지출의 80%를 여성이 결정한다고 한다. 여성고객을 잡기 위해 백화점에서는 앞다퉈 여성전용 주차장을 설치했고 은행과 증권회사에도 여성 전용코너가 신설됐다. 한 회사의 레이디 신용카드는 단일카드로는 사상 처음으로 가입자가 4백만명을 돌파했다. 자동차도 여성고객들을 위해 운전석 아래에 굽 높은 구두 보관함을 설치하거나 야간에 화장할 수 있는 조명장치를 넣은 모델이 개발됐다. 여성 세 명당 한 명이 무료인 식당도 생겼고 여성승객만을 태우는 심야 고속버스도 있다. 인터넷 쇼핑도 여성의 구매가 늘어 컴퓨터나 전자기기같은 상품과 더불어 기저귀 분유 등 육아용품이 취급되고 있다. 한 인터넷사이트는 아줌마 고객을 잡기 위해 트로트가수를 모델로 채용했다. 여성고객은 커뮤니티를 중시한다. 일방적인 정보 전달보다 대화를 나누기를 원한다. 최근 부동산시장에서 여성 중개업자의 비율이 40%를 넘어섰다. 뚱하니 신문이나 보고 있는 남성 중개업자보다 동네 주부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는 여성 중개업자가 고객을 더 사로잡고 있는 것이다. 행정에도 여성을 위한 서비스 바람이 확산되고 있다. 여러 시·군에서 여성을 위한 문화 복지공간을 마련하고 있다. 서울시가 내년 봄에 개관하는 7천평 규모의 여성플라자도 그 사례 중 하나다. 여성에 대한 마케팅이 가장 미흡한 분야가 정치인 듯 싶다. 최근에 어느 국회의원이 여성 전용 선거구제를 제의하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우리나라 정치는 여성에 대한 배려가 매우 부족하다. 선진국은 물론 개도국에 비해서도 여성 국회의원이나 지방의회 의원의 숫자는 참으로 미미한 수준이다. 전체 유권자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들을 위한 정책을 개발하고 여성의 정치 참여를 늘리는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