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연말과 내년초까지 물갈이 되는 금융유관 기관의 핵심 요직을 놓고 금융계와 관가의 물밑 접전이 뜨겁다. 한국은행 자산관리공사는 내년초까지 수장(首長)이 바뀔지가 관심이다. 금융감독원에는 부원장 자리가 비어 있고 이들 한두자리 이동에 따라 연쇄적인 인사가 불가피하다. 여기에 일부라도 경제장관 개각이 단행된다면 인사파장은 의외로 커질 수 있다. 정권 막바지이기 때문에 이런 저런 이유로 자천타천의 인사운동도 활발하다. 당장 올연말까지 인선이 확정돼야할 자리는 자산관리공사 사장, 금감원 부원장이다. 정재룡 현 자산관리공사 사장은 최근들어 노조와 임직원들에게 "연임의사가 없다"고 거듭 밝혀 왔다. 정 사장은 정부로 돌아가기를 희망하고 있다. 자산관리공사 사장 자리는 전통적으로 재경부 몫이었지만 직제상으로는 금융감독위원회 산하기관이어서 정 사장이 물러난다면 두 기관이 머리를 맞대고 후임자를 다투게 될 전망이다. 금감원 연원영 감사 등이 후보로 거론되는 와중에 일부 재경부 출신 '외곽인사'들이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금감원 부원장도 올 연말까지는 선임될 전망이다. 강병호 부원장이 퇴진을 선언한 상태인데다 김종창 전 부원장이 기업은행장으로 나가면서 빈 자리도 있어 적게는 한자리, 최대 두자리를 채워야 한다. 이 인사는 바로 아래직인 부원장보 인사와 맞물려 금감원 내부의 최대 관심사가 돼있다. 해가 바뀌면 전철환 한국은행 총재가 3월말 4년의 임기를 마치게 된다. 전 총재는 유임 가능성도 있지만 교체될 경우 이헌재.강봉균 전 재경부장관, 유시열 은행연합회장(전 한은 부총재) 등이 후보가 될 것이라는 다소 성급한 전망도 있다. 한국은행에서는 이무렵 윤정용 장승우 황의각씨 등 금통위원들의 임기가 끝나 후임인선에 관심이 쏠린다. 금통위원 선임에는 재경부 입김도 작용한다. 한은 내부에서는 박철 부총재가 시중은행장으로 나갈 수 있을지에 관심이 많다. 재경부에서 나간 예금보험공사의 이상룡 사장은 3년 임기의 절반밖에 채우지 않았지만 금융유관기관을 망라한 인사 빅딜이 추진되면 자리를 바꿀 가능성도 있다. 전임 남궁훈 사장도 임기 1년3개월만에 금통위원으로 자리를 옮겼었다. 내년 1월6일까지 임기인 예보의 이형택 전무는 물러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편 세무대학장을 지내다 세무대 폐교로 친정인 재경부에 무보수 보직으로 적(籍)을 두고 있는 현오석 부총리 특별보좌관도 조만간 '자리'가 날 것으로 보인다. 현 보좌관은 해외의 국제단체 가운데 정부 추천을 받는 자리로 나갈 가능성이 크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