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가 지역별 역할분담 전략을 바탕으로 세계 5위 업체로 발돋움하기 위한 해외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28일 두 회사에 따르면 기아자동차가 둥펑(東風)기차와의 제휴로 중국시장 공략을 위한 기반을 확보한 데 이어 현대자동차도 조만간 연간 30만대 규모의 미국 현지공장 건설계획을 발표키로 했다. 또 기아차의 인도네시아 및 브라질 공장 설립사업도 내년 상반기 중에는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시장은 현대차,중국 등 제3세계 국가는 기아차를 중심으로 양사의 해외진출이 이뤄질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미국공장=양사 해외진출의 핵심사업인 미국공장 건설은 조만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후보지는 오하이오주와 앨라배마주 등 2∼3개 지역으로 압축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밥 태프트 오하이오 주지사는 지난 27일 현대차를 방문,정몽구 회장과 만나 미국공장 유치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져 오하이오주가 유력하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태프트 주지사가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상당한 친분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하이오를 선택하는 것이 통상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현대차는 미국 현지생산 초기에는 5만∼8만대를 생산하고 3년안에 생산능력을 30만대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투입차종은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풀 사이즈(Full Size) 픽업과 싼타페보다 큰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등이 검토되고 있다. 이들 차종이 미국에서 판매량이 가장 많은 데다 관세가 승용차와 달리 25%에 이르러 현지 생산의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역할분담=양사의 해외진출과 관련해 단기적으로는 선진국 시장은 현대차가,제3세계 시장은 기아가 담당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기아차에 비해 브랜드파워가 높아 선진국 시장 공략이 유리하고 기아차는 과거부터 중동 동남아 중국 등 신흥시장 진출에 공을 들여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국공장은 물론 현재 검토단계에 있는 유럽공장 건설도 현대차가 중심이 될 전망이다. 일본시장도 현대차 단일 브랜드로 공략하고 있는 상태다. 기아차의 제3세계 사업은 최근 둥펑기차와 제휴한 중국과 이란,현재 추진 중인 인도네시아 브라질을 중심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 관계자는 "현대차는 조만간 자사가 보유 중인 중국 위에다-기아차의 지분 20%를 기아차에 넘기기로 해 중국사업은 기아차를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는 중국공장에서 리오 스펙트라 등은 물론 현대차 베르나 등도 생산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아차는 이와 함께 현지 사정으로 진행이 늦어지고 있는 브라질 공장 및 인도네시아 공장 건설사업도 내년 중 본격 착수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