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초점] 살아나는 매수세, 박스권 재조정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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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이틀만에 1,270원대로 진입하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주 월요일부터 닷새동안 진행된 환율 급락장세가 27일부터 진행된 증시의 조정과 외환당국의 외환시장 안정대책과 맞물려 제동이 걸렸다.
매수세가 드물었던 시장에 하이닉스 반도체 관련 시중은행권의 충당금 수요가 일어난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하락 추세에 대한 인식은 아직 남아있지만 제반 여건의 변화에 맞춰 좀 더 냉정한 판단이 필요한 시점임을 인식하고 있다. 1,260원이 일단 지지선으로 받쳐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 증시 동향에 주목하고 있다.
◆ 급락 조정 vs 바닥 인식 = 이틀째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조정과 바닥인식에 따른 반등을 놓고 시장은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지난 26일 1,262.10원까지 하락, 이달 들어 가장 높게 형성된 1일의 1,298원에서 35.90원(2.77%)가 빠졌던 환율은 추가 하락에 제동이 걸렸다.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자금 공급 등 수급요인에 의해 자연스럽게 타던 미끄럼은 외환당국과 증시의 '공조'로 인해 1,260원 밑으로의 추가 하락은 제동이 걸렸다.
또 27일 금융정책협의회에서 수급 조절을 통한 외환시장 안정대책은 때마침 조정을 받던 증시의 흐름에 편승, 환율을 위쪽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외국인 주식순매수도 일단 28일 순매도로 돌아서 달러매도 심리를 약화시켰다.
외국인 주식순매수가 지속됐다면 당국의 수급조절책도 빛을 발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시장관계자들의 평가다. 외국인은 28일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50억원, 40억원의 매도우위를 보인데다 주가는 전날보다 38.08포인트, 5.68% 낮은 632.02에 마감, '상승랠리'에 대해 조정의 골이 깊었다.
수급도 주가 흐름을 보면서 조절되는 양상이다. 주가 상승기에 적극적으로 매물을 내놓았던 업체나 역외세력은 주가가 조정을 보이자 결제수요나 달러되사기(숏커버)로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은행권도 대폭 낮아진 환율 수준에서 하이닉스 반도체 관련, 대손충당금 수요에 열을 올렸다. 숨어있던 매수세가 1,260원이 일단 지켜진다는 인식 하에 주가 하락에 편승해 나온 셈.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하이닉스 충당금수요는 일단 샀다가 올라오면 차익실현을 할 수 있다"며 "미련하게 쌓아올릴 필요도 없으며 이를 알고 있는 참가자들이 일부러 달러매수에 나서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식이 단기조정국면으로 가면서 주식을 보고 판단해야 할 것"이라며 "주식조정과 맞물려 트렌드는 일단 논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당국은 1,260원에 대한 의지를 일단 표명한 채 일부 은행을 통해 수요유발을 유도한 것으로 보인다. 하이닉스반도체의 외화자산 충당금 수요는 12월중으로 예상됐으나 예상보다 빨리 나오면서 수요를 이끌어냈다는 것.
시장 참가자들은 일단 증시여건에 보다 집중하면서 급락에 대한 조정과 바닥인식에 따른 반등 사이의 간극에서 고심하고 있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바닥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강해지는 것 같다"며 "은행권의 충당금 수요가 이달 말까지 있을 것으로 보여 수요가 살아나는 움직임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증시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으며 박스권이 1,260∼1,280원으로 재조정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해석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