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의 경제학] '아이들에게 소유와 욕구 조절하도록 가르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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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과 욕구는 무한하나,자원은 희소하다" 우리가 학교를 다니면서 제일 먼저 접한 가장 기초적인 경제원리다.
이제 학교를 졸업한지도 한참이 지났건만 이 원리는 언제 어디서나 우리를 따라 다니며,어떠한 의사결정에서든 되살아나고 있다.
삶의 기본 전제이자 모든 문제의 시작점인 이 원리를 생활 속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가르치자.책에서만 공부하고 현실에 적용시키지 못하는 죽은 원리로서가 아니라,삶의 모든 현장에서 생생히 느껴서 하루 속히 체화할 수 있도록 말이다.
아이의 소유개념 발달과정은 크게 3단계로 나눌 수 있다.
그 단계별로 부모의 역할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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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계=모든 아이에게 일반화할 수는 없겠지만 대체로 아이가 만 6세 이하(초등학교 입학 전)까지는 소유욕구가 강한 반면 이를 조절할 능력은 부족하다.
특히 자아개념이 싹트는 만 3~4세 무렵부터는 친구들이 가지고 있거나 신기한 것은 무엇이든 사달라고 떼를 써서 부모를 당황하게 만든다.
이 단계에서 부모는 최대한 아이의 욕구를 인정하고 가능한 한 수용하도록 노력한다.
왜냐하면 욕구를 충분히 충족해 본 아이일수록 그 다음 단계에서 결핍감이나 거부감 없이 욕구를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드시 물건의 구매를 통해서만이 욕구를 해결할 필요는 없다.
아이가 물건을 사달라고 떼를 쓰는 것은 사랑을 확인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일 수 있다.
따라서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 안아주고 놀아주고 하는 것으로 해결법을 찾는 것도 필요하다.
2단계=만 6~8세 경이 되면 아이는 욕구에 있어서 타협을 해야 인정받을 수 있음을 스스로 수용하고 차츰 조절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은 전 단계에 비해 인지적 정서적으로 발달하게 되고 초등학교 입학을 전후로 사회성도 어느 정도 자리잡게 되기 때문이다.
이때 부모는 아이에게 "모든 욕구 충족에는 자원이 필요하며,자원은 희소하므로 선택이 필요하다"는 것과 "모든 선택에는 기회비용이 따른다"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기회비용"이라는 용어가 어렵다고 사용하기 꺼려하는 것은 부모의 착각이다.
관심이 있고 재미있기만 하다면 포켓몬의 수십 가지 이름을 줄줄 외우고 요상 야릇한 랩도 다 따라하는 것이 아이들이다.
아이들 정서에 맞게 재미있게 설명하고 유사한 상황마다 자꾸 반복해라. 예컨대 처음 시작은 이렇게 한다.
"오늘은 돈이 5백원 밖에 없구나.
그래서 포켓몬 껌을 사게 되면 새우깡을 포기해야 하고,새우깡을 사면 포켓몬 껌을 포기해야겠네.그런데 00야,이런 것이 바로 기회비용이라는 거야"
"응? 뭐라구?"
"따라해 봐,기.회.비.용."
"기.회.비.용? 그런데 엄마,기회비용이 뭐야?"
"그런 게 있어.다음에 가르쳐 줄께"
아마 아이는 분명히 몸이 달아서 가르쳐달라고 떼를 쓸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지금 관심사가 다른 곳에 쏠려 있거나 평소 엄마가 너무 권위적으로 아이를 키우지 않았는지 반성해 볼 것!
3단계=만 11~14세께,즉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생이 되면 아이는 욕구에 대해서 이성적인 판단을 스스로 내릴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유예할 수도 있다.
물론 이 시기가 사춘기에 접어들어 충동적인 제반 욕구를 자제하기 어렵고 또래집단의 변화에 민감하기는 하지만 이성적인 판단을 못하는 나이는 아니다.
특히 이 시기에는 아이에게 다양한 차원의 시각과 비판적 인식을 키워주는 일이 필요하다.
즉 소비 및 제반 경제적 의사결정에 있어서 단순히 개인적인 욕구나 욕망의 차원을 넘어서 다양한 차원의 "생각의 가지(Topic Web)"를 제공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아이가 "인라인 스케이트"를 산다고 할 때 이러한 구매를 건강과 안전의 관점,경제적 관점,환경의 관점,법적.사회적 관점 등 여러 관점으로 나누어서 생각해보도록 하는 것이다.
여기에다 이를 크게 개인적 차원과 사회적 차원으로 구분하면 총 8개의 생각의 가지가 펼쳐지는 셈이다.
이러한 틀에 따라서 소크라테스의 문답법처럼 다음과 같이 물어준다.
(1)건강과 안전의 관점:그 스케이트가 네게 안전하니?(개인적 차원) 위생적으로 처리되었니?(사회적 차원) (2)경제적 관점:구매비용은 얼마니?(개인적 차원) 어느 회사에서 어디서 어떻게 제품을 생산했니?(사회적 차원) (3)환경의 관점:나중에 처분하기 쉽니?(개인적 차원) 썩지 않는 재료를 사용한 것은 아니니?(사회적 차원) (4)법적.사회적 관점:그 제품의 광고가 사실이니?(개인적 차원) 혹시 생산과정에서 어린이의 노동을 착취하는 것은 아니니?(사회적 차원)
이러한 "생각의 가지"들은 제품에 따라서,또 아이의 연령이나 관심사에 따라서 더 세분화할 수도 단순화할 수도 있다.
아이와 게임 하듯이 문제를 던져보는 과정에서 사물 혹은 사실을 객관적으로 분석해 볼 수獵?"소비자로서의 비판적인 눈"이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물론 이러한 과정에서 가장 많이 철들고 성장하는 사람은 따로 있다.
그것은 어설픈 부모,바로 우리 자신들이다.
< 배순영 한국소비자보호원 선임연구원 consumer119@cpb.or.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