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사와 한국무역협회는 "제38회 무역의 날"을 맞아 지난 27일 서울 삼성동 무역협회 대회의실에서 "일류상품.일류경제를 이루는 길"이란 주제로 기념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한홍석 교수(광운대)가 "중국의 부상과 한국경제의 기회와 과제",이승영 교수(동국대)가 "일류상품 세계기업,어떻게 달성할 것인가",이창재 KIEP(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세계지역연구센터 소장이 "동북아 경제권의 협력강화 방안"에 대해 각각 주제발표를 했다. 이어 진행된 종합토론에서는 인하대 신황호 교수의 사회로 한연수 무역협회 전무,이병호 산업자원부 국장,서청석 경희대 교수,두산상사 김철중 부사장 등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세미나 주제발표 내용을 요약한다. ------------------------------------------------------------------------------ 중국의 부상과 한국경제의 기회와 과제(한홍석 교수)=중국의 급속한 발전은 한국에게 거대한 시장 확대 가능성을 제공하고 있다. 중국의 WTO 가입으로 시장개방이 확대되면 한국의 대중국 수출이 지금보다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다른 한편으론 중국이 비교우위를 가지고 있는 일부 농산품,저가 공업제품의 수입이 증가할 것으로 보여 소비자들에게는 유리한 반면 관련된 일부 산업에 큰 충격을 줘 구조개혁을 촉진할 것이다. 중국의 부상이 한국경제에 미치는 가장 부정적인 영향은 제3국 시장에서 한국제품의 입지가 위축되는 것이지만 이는 중국이 아니라도 한국이 선진국으로 가는 과정 중에서 필연적으로 겪게 될 시련이다. 때문에 중국의 부상에 대해 한국은 우선 경제논리에 따라 능동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한국이 중국경제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과 수단이 제한되어 있는 한 양국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것만이 유일한 돌파구다. 또 경제협력의 형태와 분야가 변화하게 될 방향을 미리 예측하고 조기에 기술개발과 제품 고급화를 가속화하며 협력을 통해 중국경제 발전의 이익을 공유하는 방향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중국 연구를 강화하고 중국 전문가를 양성하며 기존 전문인력의 효율적인 이용을 중시하고 대중국 투자에서 현지 인재를 과감히 발탁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기업의 현지화를 추진하고 아웃소싱과 전문화를 통해 비용을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중국 기업을 포함한 외국기업과의 제휴와 협력을 확대하고 한국의 경제개혁을 가속화하여 기업들의 경쟁력도 강화해나가야 할 것이다. 고용구조 산업구조 무역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재인식과 새로운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며 보다 시장개방적인 경제구조를 형성해 침체를 지속하고 있는 일본경제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미리 대응하는 자세가 시급한 시점이다. 일류상품 세계기업,어떻게 달성할 것인가(이승영 교수)=세계 일류상품을 육성하기 위해 산업자원부와 한국경제신문이 주축이 돼 올해부터 추진하고 있는 "TNK(Totally New Korea) 프로젝트"는 우리나라 수출의 구조적 한계인 소수품목 편중 문제를 해소하고 중장기 수출확대를 도모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하고 시의적절하다. 그러나 발상,국내시장,연관산업 기반,치열한 경쟁 그리고 전통문화를 살릴 수 있는 우리의 상품을 발굴하는 것이 첫번째 과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정책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일류상품의 선정에서 지원까지 극히 제한된 일부업계의 혜택이 아니라 전체산업의 우량한 기업들이 공감하고 적극적으로 동참할 수 있도록 수혜의 폭을 넓혀 저변을 확대해야 한다. 그래서 일류상품 개발분위기가 산업전반으로 확산되고 일류상품의 성취의욕이 범국민적 차원에서 불타오르는 사회로 정착시켜야 할 것이다. 마치 선수 중심의 체육정책이 아닌 국민 모두의 사회체육이 활성화되는 건강하고 성숙한 사회를 꿈꾸듯이 말이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하고 지속적이고도 단계적인 정책을 수립하고 기업과 사회의 호응 속에서 흔들림 없이 꾸준히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세계일류상품은 한국의 독자적 상품,바로 "신뢰와 창의의 홍익상품"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며,그 실천은 바로 기업과 정부와 국민 모두의 몫이다.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최고의 상품을 만들기 위한 일념으로 과정을 중시하고 책임을 다하는 근로자,정직한 부를 추구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인,그리고 정직한 사람이 손해보지 않고 노력한 만큼의 대가가 보장되는 투명한 신뢰의 사회가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동북아 경제권의 협력강화 방안(이창재 소장)=한.중.일 3국간 경제발전 수준의 격차,중국경제의 WTO체제 진입이 최근에야 이루어졌다는 점,중.일간의 경쟁의식 및 신뢰관계의 미성숙 등을 감안할 때,3국 FTA는 단시일내에 이루어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한편으로는 기존에 추진되어 온 시장중심의 기능적 경제통합이촉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경제협력의 제도적 틀을 구비하면서 제도적 경제통합을 모색해야 할 것다. 이는 두가지 방향에서 동시에 추진되어야 한다. 첫째,한국 일본 중국 등 3국의 중앙정부간 경제협력 관계를 중심으로 동북아 전체의 경제협력 및 주요 경제현안에 대해 논의할 대화채널이 구축되어야 할 것이며 이를 통해 동북아지역 내 공식 경제통합이 이루어질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양자간 FTA(자유무역협정) 체결을 통해 동북아 자유무역지대를 구축하는 방안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그 가능성 면에서 가장 앞서 있는 한 일 FTA부터 시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경제대국으로 부상하는 중국경제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한.중 FTA도 본격적으로 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한국이 일본에 이어 중국과의 FTA를 체결할 때 이는 동북아 경제협의체와 함께 한 중 일 FTA를 성사시키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함으로써 동북아 경제권 창출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리=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