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新조류] 온라인쇼핑 '유통지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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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시장에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올들어 경기 침체속에서 백화점 할인점 등 오프라인 업태의 성장세가 둔화된 반면 TV홈쇼핑 인터넷 쇼핑몰 등 온라인 쇼핑의 매출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TV홈쇼핑의 경우 경기 침체속에서도 매출이 급증해 올해 전체 시장 규모는 지난해 보다 1백% 가량 늘어난 2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TV홈쇼핑은 올 하반기에 신생업체가 속속 개국해 이용자가 크게 늘고 소비자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유통시장 재편의 주역이 되고 있다.
우리홈쇼핑 농수산TV 현대홈쇼핑 등 신생 업체들이 속속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LG홈쇼핑과 CJ39쇼핑이 과점해온 홈쇼핑 업계가 소용돌이 치고 있다.
후발 TV홈쇼핑 업체들은 당초 예상을 훨씬 웃도는 실적을 내면서 선발 업체를 맹추격하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지난 19일 개국 첫날 27억원의 매출을 올린데 이어 하루 평균 15억원 선의 매출을 유지해 업계 관계자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특히 고급의류 및 패션잡화 상품의 판매가 호조를 보여 TV홈쇼핑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 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홈쇼핑은 이달 중순 이후 하루 매출 10억원선을 넘어서 기대이상의 실적을 올리고 있다.
이 회사는 개국 당시 내년도 매출 목표를 2천5백억원으로 잡았으나 현재 추세대로라면 3천5백억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농수산TV는 농수산 식품 전문 홈쇼핑이라는 차별화된 이미지를 살려가면서 나름대로의 활로를 찾아가고 있다.
신생 업체들의 등장으로 TV홈쇼핑의 서비스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그동안 백화점 할인점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처졌던 고객 서비스의 품질이 크게 좋아지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개국과 함께 '컴플레인 제로 서비스' '라이프 업그레이드 서비스' 등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였다.
현재 실시중인 컴플레인 제로 서비스는 고객들이 콜센터 직원이나 택배 담당 직원 등에 대해 불만이 있을 경우 무료 이용 전화인 080-010-0000으로 전화하면 무조건 1만원의 적립금을 주는 제도다.
또 다음달 1일부터 적용될 '라이프 업그레이드 서비스'는 가정내에서 사용하지 않는 가전 중고 제품을 매입해 적립금으로 주는 내용이다.
우리홈쇼핑은 고객이 상품을 구입한 후 불만을 제기할 경우 무조건 적립금 2천원을 주는 제도를 도입했다.
농수산TV는 최저가로 판매한 제품이 실제와 다를 경우 백배 가격으로 보상해 주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같은 후발 업체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LG홈쇼핑과 CJ39쇼핑도 연일 매출 신기록을 갈아치우면서 '수성'에 나서고 있다.
지난 6년간 쌓아온 조직력과 소비자 인지도를 바탕으로 현재까진 굳건히 시장을 지켜가고 있다.
LG홈쇼핑은 지난 10월 홈쇼핑 업계에서 처음으로 월 매출 1천억원 시대를 연데 이어 이달에 1천1백억원을 넘어 매출 신기록을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또 CJ39쇼핑은 지난달 창사 이후 가장 많은 8백억원대의 매출을 올린데 이어 이달에 9백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신생 업체의 참여로 TV홈쇼핑 시장의 성장 속도가 더욱 빨라진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TV홈쇼핑 회사간 경쟁으로 소비자에 대한 서비스가 좋아지고 신뢰도가 높아져 상승 작용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일부 학계 전문가들은 TV홈쇼핑의 성장세가 1,2년 안에 둔화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TV홈쇼핑의 성장세가 꺾일 경우 업계 재편은 의외로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의 기대대로 고성장세가 지속돼 전체적인 '파이'가 커진다면 5사 체제가 당분간 유지되겠지만 성장 속도가 주춤해진다면 현행 5사 체제에 변화가 불가피하다는데 업계에서도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이미 일부 TV홈쇼핑 업체는 초기 자본금을 소진했다거나 대주주들간 경영권 분쟁이 일어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현행 방송법상 신규 TV홈쇼핑사의 대주주 지분 변동은 3년간 불가능하지만 실질적인 거래는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우리홈쇼핑과 현대홈쇼핑 등 신생 업체들이 예상외로 실적이 계속 좋아지면서 선두사의 시장을 잠식할 경우 선두사간 순위 변동은 물론 업계 전반적으로 대규모 구조재편이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