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최근 1년여 동안 묶여 있던 박스권으로 되돌려졌다. 단기 랠리를 이끌어낸 두 축인 수급과 심리가 타격을 받으면서 매수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유동성 보강의 주역인 외국인은 이틀째 매도에 치중하고 있으며 경기회복 기대감은 악화된 경제지표 앞에서 슬그머니 꼬리를 내렸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낮 12시 5분 현재 전날보다 12.89포인트, 2.04% 빠진 619.13을 나타내며 620선을 위협하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67.12로 0.87포인트, 1.28% 하락했다. 증시는 가격부담에 따른 급락이 마무리된 이후 곧바로 반등에 나서기 보다는 기간조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시장관심은 반등의 기반을 다질 수 있는 지지선이 어디 쯤에서 설정될 것인가에 모아지고 있다. 증시 관계자들은 상승폭의 38.2% 조정과 2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600선까지 조정을 거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저가매수 시점은 조금 늦춰도 무방하겠다. 추세가 살아있다고 하더라도 추가 하락 가능성이 높다. 외국인 매매 패턴, 경제지표, 선물시장 동향 등을 살피면서 현금비중 확대와 저가매수 시기 탐색을 병행할 시점이다. 단기적으론 시장베이시스와 매수차익거래잔고 추이가 관건이다. 아울러 조정 국면이 길어질 경우엔 은행, 증권, 건설 등 대중주 순환매와 개별 종목 장세에 대비한 길목지키기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전망된다. 교보증권 임송학 투자전략팀장은 "고점에 이른 상승폭 가운데 1/3 정도 하락하면 가격조정은 마무리되고 횡보 조정국면이 이어질 전망"이라며 "좁은 박스권 움직임을 보일 경우엔 실적을 갖춘 중소형주로, 반등 시도가 나오면 IT, 금융주에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대신증권 나민호 투자정보팀장은 "상승 기조가 바뀐 것은 아니지만 랠리를 주도한 외국인이 삼성전자, 국민은행 등 선호주 지분율에 부담을 느끼면서 조정 장세가 전개되고 있다"며 "610선이나 20일 이평선 근방에서 지지선이 구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나 팀장은 "뉴욕 증시 역시 조정을 받고 있는 만큼 기술주나 업종대표주 물량을 줄이고 배당관련주나 증권, 은행 등 대중주 움직임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