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감사결과 공적자금을 받은 부실기업 임원과 금융기관 임직원 5천여명이 6조5천억여원의 재산을 은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과다차입과 부실경영 등으로 IMF(국제통화기금) 경제위기를 초래한 이들이 빚을 갚기 보다는 자기잇속만 챙긴 것이어서 "도덕적 해이"란 비난을 면키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일부 임직원들은 회사가 어려움에 처했음에도 불구 해외에서 골프를 즐기거나 귀금속 등을 구입했다. 일부 기업주들은 해외로 자금을 빼돌리는 등 국부마저 유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을 관리.감독해야 할 자산공사와 예금보험공사의 도덕적 해이 현상도 심각했다. 재산유용 및 은닉=기아중공업 김모 전 대표 등 금융부실을 초래한 채무자(법인 5백57개 포함) 2천7백32명이 5조6천3백54억원의 재산을 본인명의로 보유하고 있었다. 또 6백91명은 회사의 부도시점을 전후해 4천1백43억원의 재산을 배우자 자녀 등에게 증여,소유권을 이전하는 방법으로 채무면탈 행위를 한 사실이 적발됐다. 이들 가운데 부실기업 전 대주주 16명은 98년초 부터 지난 7월까지 3백19회에 걸쳐 해외여행을 다니면서 골프 도박 귀금속 구입 등으로 5억7천만원 상당의 외화를 사용,기업가 윤리에 벗어난 생활을 했다. 부실금융기관 임직원들도 마찬가지 였다. D은행 허모 전 은행장과 Y종금 최모 이사는 각각 1억3천5백만원과 1억여원짜리 골프회원권을 보유하는 등 부실 금융기관 임직원 1천3백36명이 본인 명의로 부동산 주식 골프회원권 등 5천2백73억원의 재산을 소유하고 있었다. 또 2백9명은 금융기관 영업정지일을 전후해 배우자 등에게 토지 5백17필지(3백22억원)를 증여한 사실도 드러났다. 재산 해외도피=J M K사 등 4개 부실기업 전 대주주 8명은 4억달러(약 5천억원) 상당을 미국 캐나다 등 해외로 재산을 유출한 혐의가 포착돼 감사원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수출대금을 회수하지 않거나(J사 1억9천8백만달러) 거래를 위장해 외화를 송금하고(M사 1억6천4백여만달러) 유령회사에 투자(N종금 김모 대주주 5백42만달러)하는 등 상거래행위로 위장한 전통적인 수법으로 자금을 해외로 빼돌렸다. S상의 경우 미국소재 현지법인이 청산됐음에도 2천7백18만달러 상당의 투자자금을 회수하지 않았다. 횡령=한국자산관리 공사 직원 9명은 부실채권 경락배당금과 담보유가증권등 24억원을 횡령했다가 감사원에 적발됐다. 또 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 직원 1명도 공금횡령혐의가 드러났다. 이밖에 대한생명보험 직원 4명이 퇴직금을 과다산정해 16억7천여만원을 횡령하는등 금융기관 임직원들의 횡령사례도 다수 적발됐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