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는 북부동맹 반군이 아프가니스탄남부의 탁테폴 전투에서 사로 잡은 160여명의 비무장 탈레반군을 학살한 사건을 조사중이라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29일 보도했다. 칸다하르와 파키스탄 국경 사이에 위치한 전략 요충인 탁테폴 마을을 장악하기 위한 전투에서 잡힌 탈레반군들은 일렬로 세워진 뒤 사살당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과거 무자헤딘으로 칸다하르지사를 지낸 풀 아가 휘하의 한 지휘관은 7-8명의 미국 군인들이 처형을 막으려고 했으나 무시당했다고 말했다. 이 지휘관은 "우리는 공격하기 전에 탈레반에게 항복하라고 최선을 다해 설득했다. 우리는 코란을 읽어주기도 하고 돈을 주겠다고까지 하면서 여러차례 항복을 요구했다. 그러나 그들은 욕설로 응답했고 우리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우리는 160여명의 탈레반을 처형했다. 길게 한줄로 세운뒤 5-6명의 아군 병사들이 경기관총을 그들에게 발사했다"고 말했다. 그는 무덤을 파서 한 무덤에 10-12구의 시체를 묻었다고 말했다. 이 지휘관은 자신의 병사들이 파키스탄 국경도시인 쿠에타에 있는 기지에서부터 파키스탄군 대령 1명과 함께 미국의 공중화력 지원을 받으며 아프가니스탄으로 진군했다며 가는 길에 과거 난민촌이었던 곳에서 기관총, 로켓발사기, 바주카포 등 다량의 무기를 노획했다고 밝혔다. 이후 수일간 산과 사막을 가로질러 아프가니스탄으로 들어갔고 여러개의 마을과 도시들을 장악했으며 지난 23일 탁테폴을 공격, 3시간이나 전투를 벌였다고 그는 말했다. 한편 미 국방부는 이 사건에 대해 조사중이라고 말했으며 뉴욕의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는 이 사건이 "중대한 전쟁범죄"라고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chkim@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