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을 뚫어라' 세계인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2002 한.일 월드컵 본선리그 조별 국가가 확정됐다. 그동안 막연하게 그려졌던 상대들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히딩크 한국대표팀 감독과 대표선수들은 이제 비로소 본선리그를 향한 출발점에 선 셈이다. 이번에도 16강의 길목을 막아선 상대들은 만만찮다. 히딩크호는 과연 43년간 이어온 한국 월드컵 도전사의 응어리를 풀 수 있을까. 한국의 본선 첫 경기 시작 휘슬까지는 앞으로 6개월 남았다. 16강 진출을 위해 태극전사들의 마지막 담금질도 시작된다. 한국대표팀 총사령탑을 맡은 히딩크는 1일 조추첨이 끝난뒤 "본선리그에서 만나는 팀들이 힘겨운 상대지만 한국의 16강 진출은 가능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동안 열심히 훈련해 오면서 한국팀의 전력이 급상승한데다 앞으로도 상승세를 탈 것이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실제로 출범 1년째를 맞는 히딩크호에 대한 평가가 좋아지고 있다. 최근 세네갈, 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을 거치면서 취약했던 수비의 조직력도 한층 나아졌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A매치 16경기를 치러 7승4무5패의 성적을 올렸다. 성적 여부를 떠나 젊은 신예들의 발굴과 가능성 확인이 큰 수확으로 꼽히고 있다. 히딩크 감독은 8차례 대표팀을 구성하면서 최종 엔트리의 90% 정도를 완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옥석가리기가 대충 마무리된 만큼 앞으로 세트플레이 개발과 파워보강에 치중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수비라인에 중점을 둬 '지지 않는 축구'를 추구했다면 앞으로는 공격쪽에 무게를 둬 '이기는 축구'를 하겠다는 의미다. 한국과 한조인 포르투갈 폴란드 미국의 전력 탐색과 이에 따른 대응훈련도 남은 기간 중점 시행할 부분이다. 히딩크호의 일정은 우선 오는 9일 서귀포 월드컵구장에서 미국과 평가전을 치르는 것으로 시작된다. 내년 1월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북중미 골드컵에 참가, 다시 미국과 격돌한다. 두차례의 미국전은 월드컵 본선에서의 결과를 점쳐볼수 있는 맛뵈기인 셈이다. 이어 2~3월에는 홍콩과 스페인에서 전지훈련을 갖는다. 이 즈음 월드컵 최종 선발진을 꾸린다는 계획이다. 4월에는 국내에 돌아와 막판 전력을 가다듬으며 16강 진출의 각오를 다진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