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의 독주속에 한국이 개최국의 이점을 업고 폴란드,미국과 접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랭킹 4위인 포르투갈은 유럽 예선에서 "죽음의 조"인 2조에 편성돼 7승3무로 1위를 차지하며 강호 네덜란드를 탈락시킨 주인공이다. 한국팬들에겐 60년대를 수놓은 "검은 표범" 에우제비오로 낯설지 않은 나라다. 특히 66년 잉글랜드 월드컵 8강전에서 북한에 0대3으로 뒤지다 후반들어 에우제비오 혼자 4골을 몰아치며 5대3의 역전드라마를 일궈낸 것은 월드컵 역사상 최고의 명승부중 하나로 꼽힌다. 포르투갈은 예선 10경기에서 33골을 넣고 7골만 내줄 만큼 공격력이 화끈하다. 루이스 피구,루이 코스타,누누 고메스 등 89년과 91년 세계청소년선수권 2연패 멤버들의 기량이 절정에 올라 많은 전문가들이 꼽는 강력한 우승후보중 하나다. "유럽의 브라질"로 통할 만큼 남미처럼 개인기를 바탕으로 한 기술축구를 구사한다. 특히 코스타와 피구로 이어지는 미드필드진은 지단의 프랑스와 베론의 아르헨티나와 견주어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레알 마드리드 소속의 피구는 폭발적인 드리블과 빠른 돌파,절묘한 센터링등을 고루 갖춘 전천후 공격수로 한국이 경계해야 할 선수 0순위다. 폴란드는 현재 FIFA 랭킹은 33위에 불과하지만 유럽예선에서 가장 먼저 본선진출을 확정지으며 16년만에 본선 무대에 복귀했다. 38년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 나갔으며 이번이 6번째 본선 나들이다. 74년 서독대회부터 86년 멕시코대회까지 4회 연속 본선에 진출했고 74년과 82년엔 3위에 올라 동구권 축구의 매운맛을 과시했다. 16년만의 본선진출의 일등공신은 23세의 흑인 엠마누엘 올리사데베다. 나이지리아 출신인 올리사데베는 96년 나이지리아리그 득점왕 출신으로 99년 폴란드로 귀화,유럽예선에서 골폭풍을 몰아치며 "제2의 조국" 폴란드를 본선무대로 이끌었다. 흑인 특유의 탄력과 동물적인 골감각을 지녀 벌써부터 월드컵 예비스타로 지목받고 있다. 심재원과 함께 독일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에서 뛰고 있는 파벨 크리잘로비츠와 마르신 줄라코프도 골감각이 탁월해 상대 수비진의 경계 대상으로 꼽히고 있다. 토마시 바우도흐와 토마시 하즈토가 이끄는 수비라인도 지역예선 8경기에서 6골만 내줬을정도로 그물망을 자랑한다. 한국과 대표팀 대결은 없었지만 지난 83년 세계청소년축구대회 3.4위전에서 당시 돌풍을 일으켰던 박종환감독의 한국팀을 2대1로 제압한 적이 있다. 미국은 스포츠 강국답게 90년대 들어 축구도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아직 세계 수준에 미치지는 못했다는 평이다. 90년 이탈리아 대회 이후 4연속 본선무대를 노크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본국에서 열린 94년 대회에서 보라 밀루티노비치 감독의 지휘아래 16강에 오른 것이 최근들어 가장 좋은 성적이다. 이번 북중미예선에서도 코스타리카와 멕시코에 밀려 3위를 기록했다. 역대 최고 성적은 30년 제1회 우루과이대회에서 기록한 3위다. 그러나 갈수록 조직력이 탄탄해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한국으로서는 결코 방심할 수 없는 상대. 역대전적에서는 한국이 4승2무1패로 앞서있다. 90년대 들어선 1무1패를 기록중이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94년 미국에서 친선경기를 벌여 1대1로 비긴바 있다. 월드컵 무대를 한번 이상 경험한 선수가 13명이나 돼 조직력이 단단하다는 평가. 아레나 브루스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으며 유럽 리그에서 뛰고 있는 조 맥스 무어와 어니 스튜어트가 공격의 투톱이다. 이번 최종예선에서 미국이 기록한 11골 중 7골을 합작했다. 공격을 주도하는 야전사령관 역할은 A매치 1백42경기에 출전한 베테랑 코비 존스가 맡고 있다. 한국으로서는 존스의 발을 묶어 득점루트를 원천봉쇄해야 한다. 한국으로선 최종 수비라인의 스피드가 떨어지는 미국의 약점을 철저하게 공략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