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첨단과학기술분야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IT(정보기술) BT(생명공학) NT(나노기술) ST(항공우주기술) ET(환경기술) CT(문화기술) 등이다. 그런데 여기에 반드시 추가해야 할 분야로 '데이터 기술(Data Technology:DT)'이 있다. DT란 데이터의 측정 수집 축적기술에서 시작하여 데이터의 분석 및 해석 능력,데이터로부터의 모형화 기술,데이터로부터의 미래 예측기술을 다루는 과학적 방법론을 말한다. DT는 소프트웨어 구축과 조직의 인프라를 주로 다루고 있으므로 그 진행과 결과가 눈에 잘 띄지 않아 간과하기 쉽다. 우리 산업구조는 DT에 취약한데 이를 보완하지 않으면 국가선진화에 차질이 생길 것이다. DT의 미비로 발생하는 손실 사례를 보자. 첫째,우리 나라는 1997년 외환위기 때 외환보유고를 포함한 각종 경제지표의 변화를 소홀히 하여 위기에 빠졌다. 외환보유고라는 데이터의 적절한 수집,분석 및 예측이 있었다면 IMF 관리체제는 없었을 것이다. 둘째,우리 나라 제조업에서 불량품 발생 등으로 인한 품질비용은 매출액의 20∼30%에 이른다는 보고가 있다. 이 품질비용 중에서 예방비용 평가비용 내부실패비용 외부실패비용은 각각 어느 정도인지 객관적 데이터로 평가한 후 필요한 데이터의 수집 분석 평가 예측을 통해 품질비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실행한다면 품질비용을 매출액 대비 10%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 그러나 우리 기업들은 아직 품질비용을 제대로 계산하지 못하고 있다. DT의 적절한 활용은 적자를 흑자로 바꾸는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 또 다른 예로 최근 정계에서 '교원정년 연장안'을 놓고 여당과 야당이 힘 겨루기를 하고 있다. 각 당의 주장은 국민여론은 자기편이며,자기의 정책이 옳다는 것이다. 만약 DT를 발전시켜 국민여론을 정확히 추정할 수 있는 조사를 할 수 있다면 불필요한 힘 겨루기와 소모적 정쟁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IT BT NT ST ET 등은 대부분 눈에 보이는 하드웨어적인 기술과 결과물을 생산해 낸다. 그러나 DT는 밑에 깔려 있는 소프트웨어적 인프라에 해당한다. 만일 데이터에 의해 현상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또 문제점을 객관적 데이터에 의해 찾아내지 못하며,앞으로 발생될 현상을 수리적 모형을 사용해 예측할 수 없다면 위에 열거된 첨단과학기술의 발전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즉 DT는 모든 첨단과학기술의 기초에 해당하는 원천적 기초과학 기술인 것이다. DT의 발전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학문은 통계학 응용수학 전산과학 정보과학 산업공학 경영과학 등이다. 통계학에서 다루는 표본설계 여론조사 회귀모형추정 각종의 데이터분석기법,데이터 마인닝 등이 관계가 있고 응용수학에서 다루는 암호수학 금융수학 시뮬레이션 기법 등이 관계가 있다. 전산이나 정보과학에서는 소프트웨어 공학·뉴럴넷웍 등이 관계가 있으며,산업공학과 경영과학에서는 품질경영·시스템 공학적인 접근방법 등이 관계가 있다. 따라서 DT의 발전은 국가 소프트웨어 발전과 IT 발전에 심대한 영향을 준다. 우리 나라의 주력 수출제품은 반도체 조선 자동차 휴대폰 등 눈에 보이는 제품이 대부분이다.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소프트한 제품들은 국제경쟁력이 미약하다. 예를 들면 통계분석용 소프트웨어는 SAS,SPSS,Minitab 등 미국제품이 국내 시장을 석권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외화유출은 엄청나다. 심지어 반도체 조선 등에 사용되는 공정관리용 소프트웨어도 외국제품이다. 우리 나라에 많이 들어와 있는 외국컨설팅회사들이 주로 하는 일이 사실상 DT와 관련된 경영자문이 대부분이다. 이제 우리산업도 DT에 눈을 돌려 고부가가치산업에 적극 투자할 때이다. 21세기를 지식기반 정보화사회라고 말하며,창의적 지식창출이 국가 경쟁력의 원천이라고 말한다. 이 지식의 창출 과정에는 계량화된 데이터가 필요하다.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하고 해석하여 정보를 얻는다. 이 정보들을 여러가지 형태로 가공하여 필요한 지식을 얻게 된다. 이러한 지식창출 과정은 DT의 도움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parksh@plaza.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