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월드컵 조추첨 결과를 놓고 각국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강팀들이 쏠린 국가들은 실망을 감추지 못했고 비교적 손쉬운 상대를 만난 팀의 국민들은 환호와 탄성을 보내며 16강 진출과 나아가 우승을 향한 기대를 높였다. △브라질=94년 미국 월드컵에서 브라질을 이끌었던 카를로스 알베르토 파레이라 전 대표팀 감독은 "역대 월드컵 대진 중 최고"라는 평가를 내렸다. TV 해설자들도 "만약 16강에 진출하지 못한다면 대표팀은 한국에서 피난처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거들었다. 브라질의 축제 분위기는 월드컵 지역 예선에서 거침 없는 상승세를 탔던 라이벌 아르헨티나가 죽음의 조인 F조에 배정되는 불운과 미묘하게 엇갈리며 더욱 달아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아르헨티나='죽음의 조'에 포함된 아르헨티나는 우려반 기대반의 표정이 역력하다. 현지 언론들은 아르헨티나의 조편성을 1면 머리기사로 보도하며 같은 조에 속한 영국과 스웨덴 나이지리아 대표팀의 전력 등을 분석,향후 전망을 예측하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아르헨티나 언론들은 언제 어디서고 복병에게 허를 찔릴 수 있다는 점을 염려하면서도 같은 조에 속한 다른 대표팀들도 아르헨티나를 매우 부담스러워 할 것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일본은 16강 진출을 달성하기 위해 싸워야 할 팀 모두가 '한결같이 잘 알려지지 않은 까다로운 상대'라는 반응을 보였다. 일본 축구 관계자들은 잉글랜드 등과 만나지 않은 데 대해서는 안도하는 모습이었으나 벨기에 러시아 모두 신장을 이용한 고공 플레이와 조직력 수비력이 돋보이는 팀인데다 튀니지 역시 독특한 리듬을 가진 까다로운 상대라고 분석했다. △독일=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이번 조추첨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며 무난히 조 예선을 통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루디 폴러 독일 축구팀 감독은 카메룬이 결코 약한 팀이 아니고 아일랜드가 네덜란드를 물리쳤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표명하면서도 조예선 통과를 낙관한다고 말해 조추첨에 만족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프랑스=TF1,라디오 앵포 등 프랑스 주요 방송사들은 프랑스가 속한 A조에서 브라질 아르헨티나 잉글랜드 등 우승 후보팀이 제외된 데 대해 다소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프랑스는 그러나 16강전에서는 아르헨티나 잉글랜드 등으로 구성된 F조의 승리 팀들과 경기를 치르게 됐다며 16강전이 프랑스에는 고비가 될 것으로 언론들은 전망했다. △미국=미국 축구 관계자들은 미국이 조추첨 결과로 볼 때는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미국 대표팀 선수들은 미국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0위인 데 반해 폴란드 33위,한국 43위로 16강 진출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