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한.일 월드컵대회의 조 추첨이 끝나고 경기 일정이 확정되면서 국내기업들의 '월드컵 마케팅'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월드컵 공식 후원업체인 현대자동차를 비롯 삼성 LG SK 등은 이번 월드컵 대회를 기업 이미지 및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보고 각종 국내외 이벤트를 준비 중이다. 기업들이 특히 중점을 두고 있는 분야는 △월드컵대회 기간 중 해외기업의 최고경영자(CEO)를 초청해 축구경기를 관람하고 자사 공장을 둘러보게 하는 '티켓마케팅' △본선 진출국을 대상으로 하는 해외현지 마케팅 △월드컵 관람객을 대상으로 하는 상품 개발 등이다. 현대자동차는 미래시장 개척 등을 위해 해외딜러와 VIP 고객을 대거 초청키로 하고 이를 위한 월드컵 티켓만 4천장을 확보했다. 이중 2천장은 중국과 일본에 각각 1천장씩 뿌릴 계획이다. 현대자동차는 기업이미지 제고를 위해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에서 예선전을 치르는 국가의 고객들도 불러들여 자동차 생산라인 등을 둘러보게 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또 이달부터 32개 월드컵 본선 진출국가에 지름 4.5m의 대형 축구공을 보내 현지에서 '승리기원 행사'를 갖기로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공식후원비로 1천억여원을 집행할 계획이지만 브랜드 인지도 효과는 투자비의 30배 이상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IBM 컴팩 휴렛팩커드(HP) 인텔 등 한국과 예선전을 치르는 미국 IT기업의 CEO와 베스트바이 같은 대형유통업체 대표 등 2백여명을 초청키로 했다. 경기관람 외에 수원 가전공장과 기흥 반도체공장 등을 둘러보게 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장을 겨냥,월드컵 개막 이전에 중국 상하이에서 국제 대회를 열고 LCD(액정모니터) 등 특정제품을 구입하는 고객을 추첨, 중국팀 경기 입장권을 제공한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LG는 본선에 진출한 유럽지역 국가의 주요 거래처 임원들을 초청키로 하고 개막식 입장권 1백60장을 포함해 모두 1천장의 관람권을 확보했다. 또 도쿄와 오사카 등 일본 대도시에서 가전제품 전시회를 기획하고 J리그에서 활약하는 유명 축구선수의 팬사인회와 어린이 축구교실도 열기로 했다. SK는 중국에 월드컵 마케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번 월드컵을 '중국기업 SK'의 이미지를 확산시키는 계기로 삼는다는 방침 아래 SK텔레콤의 제휴회사인 차이나모바일 차이나유니콤과 중국공산당 최고교육기관인 당교(黨校)의 고위인사들을 포함, 1천여명을 초청키로 했다. 현대중공업 등 조선 3사는 세계 선주사의 CEO급들을 대거 초청할 계획이다. 이들에게 자신들이 주문한 배의 건조 현황을 직접 보여주는 프로그램도 짜고 있다. 정몽준 고문이 월드컵조직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현대중공업은 울산 경기장의 VIP 좌석을 대거 확보했다. 삼성중공업은 유럽의 선주사들을 대상으로 초청장을 보낸 결과 대략 1백여명으로부터 방한하겠다는 답신을 받았다고 밝혔다. 대우조선도 최대 1백여명의 고객을 초청할 계획이다. 코오롱은 개막전 및 준결승전 등을 포함, 총 3백20장의 입장권을 구입해 해외 주요거래선의 섭외 및 패션, 스포츠사업의 영업 프로모션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심기.김용준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