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비즈니스 초기에 빠지기 쉬운 함정이 있다. 중국인의 '하오하오(好好)' 상술이다. 중국비즈니스맨들은 상담회 교역회 등에 참가한 상품을 보며 정말 좋다라는 뜻의 말인 '하오하오'를 연발한다. '최고, 최고'라며 엄지손가락도 내밀어 준다.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면 낭패를 보기 쉽다. 국내 한 SI(시스템통합)업체는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 시 정부의 철도자동통제시스템 입찰에 참여했다. 중국 관리들을 대상으로 프리젠테이션을 했다. 반응이 대단했다. 최고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관계자는 '다 된 것과 다름없다'고 회사에 보고까지 했다. 그러나 결과는 탈락. 다른 회사가 그 공사를 차지했다. 그 회사는 얼마 후 베이징에서 웹 컨설팅 관련 프로젝트 입찰에 참여했다. 입찰 제안서를 통해 사업 추진 개요를 미리 알려주고 프리젠테이션을 했다. 그런데 반응이 시원치 않았다. 참석한 중국인들이 자꾸 흠을 잡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불평했다. 관계자는 '또 틀렸구나'라고 단념했다. 결과는 성공. 프리젠테이션이 끝난 후 발주처에서 다시 한번 협상해 보자고 연락이 왔다. 중국인은 자기가 살 물건이 아니면 '좋아 좋아'라고 말해준다. 어차피 자기와는 상관없으니 말이다. 그러나 자기가 사겠다고 생각하는 물건이라면 애써 관심 없는 척한다. 트집을 잡아서라도 가격을 깎고, 같은 가격이라도 더 많은 것을 따내기 위해서 흠을 잡는다. 그런 속성이 비즈니스에 나타난 게 바로 '하오하오(好好)' 상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