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오지 않는 경기회복을 뛰어넘을 수는 없다. 국내 경기는 세계경제 동반침체를 거스르지 못한다. 올해 마지막 랠리도 조정을 남겨두고 있다. 다만 저금리, 저유가, 재정부양책 등에 힘입은 내년 하반기 경기회복 기대가 대기매수세를 자극, 단기 하락폭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적극적인 매수는 주가가 다시 가격메리트를 되찾고 내년 경기회복 전망이 퇴조를 거쳐 힘을 얻은 뒤로 미루는 편이 바람직하다. 지난 랠리는 지난 9월 11일 테러 충격 이후 저가매수세가 주가를 끌어올린 뒤 주가가 기대감을 강화하며 매수세에 미처 편승하지 못한 유동성을 불러들임으로써 실현됐다. 이 과정에서 경기침체를 알리는 신호는 '새벽'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증거로 받아들여졌고, 소매판매 등 테러사태 이후 기술적으로 반등한 지표는 확대해석됐다. 지난 주 미국 경제가 10년 호황을 끝낸 뒤 지난 3월부터 침체에 돌입했다는 발표는 내년 2월 무렵이면 회복된다는 예고로 여겨졌다. 소비심리 악화와 지난 3/4분기 국내총생산(GDP)의 어림짐작보다 더 큰 1.1% 위축도 너끈히 흡수됐다. 에너지 업체 엔론이 파산을 맞을지 모른다는 불안은 다음날인 목요일 씻겨나갔다. 뉴욕 증시는 3주 연속 오른 뒤 지난 주에는 호흡을 가다듬었다. 나스닥지수는 1.4% 오른 반면 다우는 4주만에 내림세로 반전, 1.1% 떨어졌다. S&P 500 지수도 1% 가까이 하락했다. 국내 증시에서 종합지수와 코스닥지수는 월요일 시세를 분출한 뒤 급조정과 반등을 거쳐 주간으로 약보합세를 기록했다. 이제 증시는 오름세를 지탱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들어서고 있다. 증시가 경기와 역방향으로 계속 나가기 위해서는 적어도 기업수익이 바닥에 닿았다는 지지가 필요하다. 그래야만 기대를 더 채워올릴 수 있다. 하지만 미국 주요 기업의 수익은 이번 분기에도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S&P 500 편입 종목의 수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2% 감소할 전망이라고 월 스트리트 분석가들은 보고 있다. 수익 감소율 전망치는 지난 8월 1% 안팎 마이너스로 돌아선 뒤 점점 낮아지고 있다. 국내 경기는 3분기에 예상보다 더 활발한 1.8% 성장을 기록했다. 또 10월 산업생산이 다시 줄었지만 '추석요인'을 제거한 9,10월 두달 산업생산은 1.8% 증가했다. 설비투자 감소세가 완화됐고 건설지출 호조가 유지됐으며 선행지수 전년동월비는 6개월째 상승곡선을 그렸다. 또 11월 수출은 9개월째 감소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감소폭은 16.3%로 둔화됐다. 그러나 미국, 일본 등 주요 경제가 함께 주저앉고 있는 가운데 홀로 힘찬 반등을 일궈내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이번 주 국내에서는 금융통화위원회가 6일 모여 12월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한다. 경기가 살아나고 있는 기미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콜금리를 계속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 증시는 3일 월요일에는 전미구매관리자협회(NAPM)의 11월 제조업지수로부터 시작, 금요일 11월 고용동향을 맞는다. 또 월요일에는 11월 자동차판매, 수요일에는 NAPM 서비스업지수, 목요일에는 3분기 생산성, 금요일에는 12월 초 미시간대학 소비자신뢰지수가 나온다. 인텔, 선 마이크로 시스템즈, 시스코 시스템즈 등이 내놓는 실적전망도 관심거리다. 리먼 브러더스의 애널리스트 댄 나일즈는 인텔이 분기 매출 전망을 기존 62∼68억달러 폭의 위쪽으로 올릴 것이라면서도 주가가 높다며 비중축소를 권했다. 미국 상원이 1,000억달러에 이르는 경기부양안을 처리할 지도 주목된다. 한경닷컴 백우진기자 chu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