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문화콘텐츠 산업이다" 서병문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원장(53)은 틈만 나면 이렇게 강조하는 문화콘텐츠 산업의 "전도사"다. 디지털 기술과 인터넷의 발달로 산업의 중심축이 창의력을 바탕으로 하는 문화콘텐츠로 옮겨갈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중공업이나 반도체 산업이 해온 국가기간 산업의 역할을 이제 문화콘텐츠산업이 하게 된다는 얘기다. 지난 1일로 취임 1백일을 맞은 서 원장에게 그간의 "전도" 성과를 물어봤다. "지난 1백일 동안 인력보강,조직개편,관련업계 파악,내년 사업계획 수립 등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빴지요. 수많은 회의와 면담,모임 등으로 인해 목이 다 쉬었어요. 내년에는 우리 문화콘텐츠 산업이 실질적으로 해외에 진출하는 해가 될 겁니다" 서 원장은 "문화콘텐츠진흥원의 비전이 아니라 한국 문화콘텐츠산업 전반의 비전을 만드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고 강조했다. "기준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지만 현재 전세계 문화콘텐츠산업의 시장규모를 1조2천억달러 안팎으로 볼때 한국은 1백70억달러 정도로 1.4%에 불과합니다. 대부분의 산업분야가 5~10% 이상의 세계시장 점유율을 가진 데 비하면 참으로 취약하지만 발전의 여지도 그만큼 많지요. 빠른 시일내에 시장점유율을 5%까지 끌어올리겠습니다" 이를 위해 서 원장은 내년에 두 가지 야심찬 일을 추진할 계획이다. 성공모델 기업을 만들기 위한 "스타 프로젝트"가 그중 하나다. 여러 업체에 골고루 돈을 나눠주기보다 "될 성 부른" 업체의 사업을 집중 지원한다는 것. "영화 "쉬리"의 성공이 한국 영화 전반의 붐을 일으킨 것처럼 확실한 "스타 프로젝트"를 육성해 게임,음반,애니메이션 등 문화산업 전반의 붐을 조성하자는 겁니다. 이를 위한 예산도 확보한 상태입니다. 또 시장성 확보를 위해 프로젝트의 최종 선택은 국내 전문가가 아니라 미국 등 해외시장의 딜러와 배급업자들에게 맡길 생각입니다" 내년 하반기에는 대규모 국제문화콘텐츠 박람회도 국내에서 열 계획이다. 지난 8월말 서울에서 "디지털콘텐츠 프로모션 2001"을 개최한 경험을 바탕으로 국산 문화콘텐츠의 수출기반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문화콘텐츠산업이 발전하려면 우수한 인력과 자본이 모여야 합니다. 지금처럼 몇몇 매니아들만으로는 세계 1,2위를 차지하기 어려워요. 국민들이 이 산업의 중요성과 전망을 알아야 우수인력도 모이고 투자도 활성화되지요" 우수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도 활성화하기로 했다. 올해 조성된 3백8억원의 투자조합 외에 내년에는 5백억원 규모의 투자조합을 더 만들 계획이다. 아울러 우수인력 양성을 위해 90억원 가량의 예산을 배정,산학연계를 통한 현장중심의 교육과 온라인 교육 등을 실시할 방침이다. "앞으로는 문화콘텐츠산업이 우리를 먹여살릴 겁니다. 특히 게임,애니메이션,캐릭터 등은 인종과 문화에 관계없이 무한대로 창작할 수 있기 때문에 얼마든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어요" 서 원장은 "국회에서 예산이 통과되면 내년 1월부터 곧바로 사업에 착수할 할 것"이라며 "이제 준비는 끝났다"고 말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