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경쟁력을 제공해 준다면 경영권에 집착하지 않겠다" 자본유치 협상을 벌이고 있는 '초우량' 기업 극동전선의 오너일가인 최병철 사장(55)은 신기술, 신제품, 새로운 시장개척 등으로 국제경쟁력을 더욱 높여줄 수 있는 기업에 경영권도 양보할 수 있다고 3일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극동전선은 세계 선박용 케이블 시장 점유율 1위인 업체. 이 회사는 올해 매출 1천4백억원, 경상이익 1백80억원을 올려 지난 1969년 창사 이래 최대의 경영성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재무구조도 국내 동종업계 최상이다. 올 6월말 기준으로 금융비용 부담률 0.2%, 부채비율 30.9%에 불과하다. 이 회사의 지분 약 45%를 갖고 있는 창업주 이형종 회장(74)과 이 회장의 사위인 최병철 사장 등 오너일가가 30여년 동안 일궈온 '알짜' 기업의 경영권마저 포기할 수 있다며 유연한 자세를 보이는 이유는 '무한경쟁속에서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선 최고여야 하며 잘 나갈 때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는 신념 때문. 최 사장은 "선박용 케이블시장에선 극동전선이 최대지만 아직 최고는 아니다. 세계적 기업인 현대중공업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어 향후 몇년은 안심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이 조선업계에서 무서운 기세로 나오고 있어 2005년 이후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 내년중 중국 다롄 공장과 유럽 판매법인을 세우는 등 글로벌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론 미흡하다. 핵심기술이나 마케팅 능력 등을 제공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해주는 기업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극동전선은 지난 9월 외국계 컨설팅업체와 계약을 맺고 투자유치협상을 벌이고 있다. 오는 10일까지 외국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충북 진천공장에서 투자유치를 위한 로드쇼를 열고 있다. 지금까지 8개 외국계 기관투자가 및 기업들이 설명회에 참석했다. 최 사장은 "투자설명회가 끝나는 대로 참가 업체들로부터 기술이전 조건, 가격 등을 제시받아 이르면 이달말께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업체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