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원.달러 환율을 잘 예측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고려해야 할 변수가 있다. 무엇보다 외국인의 주식 투자자금이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최근 들어 원.달러 환율은 전적으로 외국인주식 투자자금에 의해 좌우되고 있기 때문이다. 외환당국의 자세도 중요하다. 이론적으로 외국인 자금이 국내에 들어올 경우 대처하는 수단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환율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국내여신 증가를 통해 흡수하는 방안이다. 다른 하나는 원.달러 환율하락을 통해 흡수하는 방안이다. 문제는 현재 외환당국은 이들 두가지 케이스 모두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점이다. 앞으로 시장자율에 맡길 방침임을 시사해 주는 대목이다. 2002년 새해가 불과 1개월도 채 남지 않은 현 시점에서 외환당국이 연말 환율을 어떻게 가져 가길 원하는지도 감안해야 한다. 과거의 경험을 미뤄볼 때 새해 들어 원·달러 환율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정책입지를 넓히기 위해 연말 환율을 의도적으로 높게 가져가는 것이 관례였다. 경상거래 측면에서 12월 한달 동안 외환수급이 어떻게 변할 것인가도 연말 환율수준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 중의 하나다. 최근 들어 수출입 모두 부진한 가운데 무역흑자가 난다 하더라도 국내 외환시장에 유입되는 외화 규모는 미미한 상태다. 특히 연말 환율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정유회사들의 수입결제 물량도 올해는 국제유가 하락으로 적은 상태다. 대외적으로는 엔.달러 환율의 향방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갈수록 원.엔 환율 간의 동조화 정도가 약화되고 있는 데다 미.일간의 경제기초 여건을 감안하면 달러당 1백25엔 이하 수준에서 움직이는 현 추세가 크게 변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체로 이런 변수를 참조해 연말 환율을 예측하면 보다 정확한 수준을 예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상춘 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