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급구,연봉 2백만위안' 최근 중국 한 일간지에 실린 사장 초빙 공고다. 광고 주인공은 톈진(天津)의 조명기구 전문 업체인 바이쓰터(百思特)의 류윈탕(柳雲堂)사장. 그는 왜 한화 3억원이란 거금을 제시하며 사장을 모시려한 걸까. "나는 농민출신 기업인이다. 지금까지는 그럭저럭 회사를 운영해 왔다. 그러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으로 상황이 바뀌었다. 국제시장을 이해할 수 있는 전문경영인이 필요하다. 적절한 인재를 찾을 수만 있다면 2백만위안은 아깝지 않다" 류 사장의 설명이다. 바이스터의 CEO 초빙 공고는 지금 중국업계에서 일고 있는 '인재 전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중국 기업들은 국제감각을 갖춘 인재를 얻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일부 중국기업은 해외에서 인재를 끌어들이기도 한다. 타이저우(台州)의 의류업체인 홍위(虹宇)복장공사.이 회사는 일본 패션 전문가인 이토추씨(45)를 품질관리인으로 채용했다. 연봉 70만위안(약 1억원). 이 회사 저우칭화(周慶華)사장은 "이토추씨를 통해 일본을 비롯한 해외 패션 흐름을 읽고 있다"며 "그의 영입으로 해외시장 마케팅이 활기를 띠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 진출한 외국기업들의 인재확보 경쟁은 치열하다.그들은 헤드헌팅업체를 통해 업계에서 잘 나가는 인재들을 빼가고 있다.또 중국에 각종 연구개발(R&D)센터를 설립,고급인재 양성에 나서기도 한다. 미국 통신업체인 AT&T는 중국 소프트웨어 인력 3천6백명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채용 인력에게는 미국 연수교육 혜택이 주어진다. 물론 중국업체보다 훨씬 많은 급여가 제시된다.중국 소프트웨어 인재들이 군침을 흘릴만한 조건이다. 외국업체들이 고급두뇌 확보에 나서면서 정보기술 금융 유통 분야 등의 중국업체들은 긴장하고 있다. 그들은 직원을 뺏기지 않으려 집안단속에 골몰하고 있다.이 과정에서 직원들 몸값이 크게 오르고 있다. 고급인재 유치를 위한 소리 없는 전쟁.중국의 WTO 가입으로 가장 먼저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이는 중국 진출을 노리고 있는 우리나라 기업에도 남의 일 만은 아니다. 베이징=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