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전방 공격수와 미드필더의 연결고리를 끊어라.' 한국이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에서 16강행을 위해 반드시 꺾어야 할 상대로 꼽는 미국. 같은 조에 속한 유럽의 포르투갈이나 폴란드가 객관적인 전력상 한 수 위라는 평가를 놓고 볼 때 미국은 한국이 역대 월드컵 출전 사상 첫승을 올릴 수 있는 상대이자 16강 진출의 열쇠여야 한다. 따라서 한국의 코칭스태프들은 오는 9일 서귀포에서 갖는 미국과의 친선경기를 계기로 상대의 강점과 치명적인 약점을 면밀히 분석하는데 모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90년 대회부터 2002년 대회까지 4회 연속 월드컵 출전이라는 무시할 수 없는 기록을 갖고 있는 미국은 4-4-2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탄탄한 미드필더와 수비력을 갖춘 유럽식 축구를 구사하고 있다. 지역 예선에서 5골을 뽑아낸 노장 어니 스튜어트와 조시 월프가 최전방 공격에 나서고 코비 존스가 이끄는 미드필더진에는 조 맥스 무어와 크리스 아마스, 앤소니사네의 조직력이 위력적이다. 특히 왼쪽 날개 존스는 폭발적인 스피드를 이용한 측면 돌파와 날카로운 패싱으로 팀의 공격루트를 만드는 플레이메이커. 이 밖에 국가대표팀간 경기에 100회 이상 출전한 중앙 수비수 제프 애구스와 데이비드 레지스, 조지 포프 등은 힘과 노련미로 한국 공격수들이 문전에서 쉽게 볼을 잡지 못하게 할 태세다. 그러나 미국축구는 유럽 강호들보다는 테크닉과 미드필더에서의 정교함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을 드러내고 있다. 따라서 한국은 미드필드에 강인한 체력을 지닌 젊은 선수들을 대거 포진시키면서 상대를 강하게 압박, 기선을 제압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공격에서는 힘좋은 미국의 수비수들과 맞대결을 펼치기보다는 스피드를 이용한 측면돌파로 상대 수비진을 교란하는 기동력의 축구로 맞서야 한다. 이를 위해 한국은 좌우날개의 센터링을 더욱 정교하게 가다듬을 필요가 있고 최전방 공격수들도 부지런히 움직이며 공간을 확보해야만 골문을 열어제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또다른 약점은 이번 대회를 대비해 신인들이 대폭 보강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주축멤버는 노장급들이어서 94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 대회에서 16강에 진출했던 최상의 전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의문으로 남는다. 애구스가 33세로 가장 많고 스튜어트가 32세, 존스가 31세 등이어서 본선 경기가 벌어지는 시간이 오후 3시30분인 점까지 감안하면 초반부터 상대의 체력을 빼앗는 작전이 먹혀들 전망이다. 또한 지역예선 기록에서도 드러났듯이 홈에서는 4승을 올렸지만 원정경기에서는 1승2무2패로 부진했다는 점은 아직까지 미국이 국제대회에서는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을 반영해 주고 있다. 따라서 한국 축구팬들의 열성적인 응원도 원정경기에 약한 미국에 대한 승부의 변수로 적지 않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