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최대 '반미교양기지'인 황남 신천박물관이 최근 평양언론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조선중앙방송은 4일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98년 11월 이 박물관을 현지지도한 이후 현재까지 해외동포 7천700여명과 외국인 1천400여명을 포함해 모두 177만3천여명이 이 곳을 찾았다고 소개했다. 이 방송은 지난 11월23일에도 "황해남도 신천에서 6.25전쟁중 살해된 것으로 보이는 59구의 유해가 새로 발굴됐다"면서 "발굴된 유해들은 이중 삼중으로 묻혀있었고 몇개의 두개골이 한 곳에서 발굴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신천박물관이 북한 최대의 '반미교양기지'가 된 데는 6.25때 미군이 이곳에서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양민학살'을 자행했다고 북측은 보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쪽 자료에 따르면 50년 10월 38선을 넘은 미군은 이곳에 52일간 머물면서 신천군 인구의 4분의1에 해당하는 3만5천383명을 살상했는데 그중에는 임산부와 아이들까지 상당수 포함돼 있었다는 것이다. 51년 세계적인 화가 피카소는 이 사건을 주제로 '조선에서의 학살'(The Massacre in Korea)이라는 제목의 유화를 그려 미군의 `만행'을 전 세계에 알리기도 했다. 신천박물관은 바로 이같은 미군의 만행을 고발키 위해 세워진 것인데 박물관의 건물은 6.25전쟁전까지는 노동당 신천군 당위원회 청사로, 50년10월 부터 약 50일간은 신천지구주둔 미군사령부건물로 이용되기도 했다. 신천박물관은 60년6월 개관했고 이곳에는 미군에 의해 학살된 양민 3만5천383명에 대한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 박물관 개관 당시 평양언론들은 "1950년10월7일부터 12월7일까지 52일동안 신천군주민 4분의1에 해당하는 무고한 인민을 가장 잔인하고 야수적인 방법으로 학살하는 천추에 용납못할 귀축같은 만행을 감행한 사실을 온갖 자료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후 98년 5월 김총비서의 지시로 박물관 확장공사가 진행돼 3개의 관(館)과 실(室)로 새롭게 개편됐다. 당시 평양방송은 이에대해 "신천박물관 확장공사에는 군인들, 문화성과 산하대상기관들, 만수대창작사, 신천군을 비롯한 황해남도내 많은 단위 일꾼과 근로자들이 참여했으며 건축면적 3천340여㎡에 달하는 박물관에는 1관과 2관, 신천대학살만행종합반경화실이 새롭게 조성되었다"고 전했다. 방송은 이어 "17개 호실로 이루어진 1관에는 미제가 신천지구에서 저지른 만행자료들이 학술배열체계에 따라 시기별·지역별로 전시되어 있으며, 2관(총건평 719㎡)은 폭격만행을 보여주는 1호실과 세균 및 화학무기만행을 보여주는 2호실 및 지금까지 남반부 인민들에 대한 만행을 폭로하는 3호실로 되어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 10월에는 연 건축면적이 2천300여평 규모의 3층 건물로 구성된 혁명사적관이 이곳에 새롭게 들어섰는데 여기에는 "김 주석과 김 총비서의 선군정치,경제, 문화, 인민생활, 당사업등 전반사업에 대한 영도 업적을 부분별로 보여주는 수많은 혁명사적자료들과 혁명사적물들 자료와 유물들이 진열, 전시되어 있다"고 당시 조선중앙방송은 밝혔다. (서울=연합뉴스)최척호기자 chchoi0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