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겨울 책 속으로] 경영신화 뒤 '열정의 지렛대'..CEO 성공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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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경쟁력은 열정"
성공한 CEO들의 "신화"속에는 뭔가 특별한 노하우가 숨겨져 있다.
그것은 끊임없는 자기혁신과 도전의식,남다른 친화력과 카리스마가 어우러진 "열정의 지렛대"다.
최근 성공한 CEO들의 진면목을 다룬 책들이 서점가를 달구고 있다.
올해 최고 화제작은 잭 웰치 자서전이다.
10월말에 나온 "잭 웰치:끝없는 도전과 용기(원제 Jack:Straight from the Gut)"(이동현 옮김,청림출판,1만5천5백원)는 출간 5주만에 11만부 판매를 돌파하며 전국 서점가에서 베스트셀러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기업들의 단체주문이 쇄도하면서 선물용 양장본까지 선보였다.
김정태 국민은행장은 직원 2만2천7백50명에게 선물한 것을 비롯 GE메디칼,상업은행,LG전자(창원),대우증권,풀무원 등 10여곳에서 단체로 구입했다.
이 책은 시장가치 1백20억달러에 불과했던 GE를 20년만에 4천5백억달러 규모의 세계 1위 기업으로 키운 잭 웰치 리더십의 정수와 경영전략,드라마틱한 인생 여정을 담고 있다.
CEO가 아니면 프로골퍼가 되고 싶었다는 그는 GE회장에 취임하자마자 "최고 경쟁력을 갖춘 사업만 키운다"며 "1~2등 외에는 버려라"고 폭탄선언을 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5년간 11만2천명을 감원해 "중성자탄 잭"이라는 별명까지 얻었지만 우수한 인재에 대해서는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이른바 4대 경영지침을 실천했다.
첫번째는 "세계화".
제품과 부품조달에서 지적 차원의 확충까지 최고의 글로벌 전략을 펼쳤으며 국제담당 수석부사장 파올로를 중심으로 영국 GEC와 헝가리 퉁스람,인도 위프로 등 세계 곳곳의 기업들을 합병했다.
다음은 "신(新)서비스 사업".
적극적이고 집중적인 고객만족이 주효했다.
앞으로 팔 제품뿐만 아니라 이미 판 제품의 관리와 유지보수,업그레이드에까지 관심을 쏟아 수많은 틈새수익을 올렸다.
그 유명한 "6시그마운동"은 모든 사업부에서 불량품을 백만개당 3.4개 수준으로 줄이는 것.
그 결과 첫 해에만 1억5천만달러의 비용을 절감했고 올해에도 의료기기 사업부의 총수익중 51%가 6시그마를 목표로 설계된 제품에 의해 달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으로는 "e비즈니스 접목".
90년대말 닷컴 바람이 불었을 때 사람들은 크고 오래된 기업을 버리기 시작했지만 웰치는 "기반을 충분히 닦아놓은 회사가 e비즈니스를 도입할 때 더 큰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디지털 시스템을 가미한 GE의 네트워크는 지난해에만 온라인상에서 70억달러의 매출을 올려줬다.
잭 웰치에 관한 책은 이밖에도 "잭 웰치 최후의 리더십"(로버트 슬레터 지음,명진출판사,1만3천원),"위대한 영웅 잭 웰치"(자넷 로위 지음,물푸레,1만3천원)등이 있다.
한국전기초자의 신화는 믿기 어려울 정도다.
"우리는 기적이라 말하지 않는다"(서두칠과 한국전기초자 사람들 지음,김영사,1만1천8백원)에 그 드라마틱한 성공스토리가 담겨있다.
회생불능으로 판정받아 퇴출대상 1호가 된 회사를 3년만에 경영평가 1위기업으로 바꾼 서두칠 전 한국전기초자 사장.
전문경영인으로 부임해 대대적인 경영혁신 운동을 펼친 그는 1년만에 매출액을 2배로 끌어올렸고 6백억원 적자에서 3백7억원 흑자를 이룩했다.
둥근 테이블 하나만 놓여 있고 항상 문이 열려진 사장실.
그는 하루 세차례 이상 사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열린 대화방"이라는 소식지를 만들어 직원들과 가족,거래처에까지 회사의 모든 내용들을 공개함으로써 "믿는 회사.열린 경영"을 실천했다.
그의 구조조정에는 인원감축이나 자산매각,생산기반 시설 축소 등이 없었다.
77일간 장기파업을 할 정도로 노사대립이 심했지만 서두칠 사장 부임한 이후 단체교섭을 단 한번으로 끝냈다.
협상테이블에서 조합원들은 "회사가 노조원들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의 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믿는다.
노사관계의 핵심은 "사장을 벤치마킹하는 노조,사장을 노조위원장으로 뽑고 싶은 회사"를 만들라는 데 잘 요약되어 있다.
"CEO안철수,영혼이 있는 승부"(김영사,9천9백원)에는 컴퓨터 바이러스가 전염성 세균과 혼동됐던 시절 창업해 안철수연구소를 1백80명의 직원과 8개 관계사를 거느린 기업으로 키우기까지의 과정이 담겨 있다.
서울 서초동 뒷골목의 허름한 사무실에서 3명의 직원으로 사업을 시작한 후 기본과 원칙으로 승부해오면서 "영혼이 있는 기업"을 만들고자 했던 그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그의 힘은 "기본"과 "원칙"에서 나온다.
세계적인 백신업체인 맥아피가 1천만달러에 안철수연구소를 인수하겠다고 제안했지만 거절했다.
직원들의 간곡한 권유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직접 차를 운전한다.
텁텁한 막걸리 타입의 외모와 말투.
그러나 그의 영혼은 냉철한 기둥과 투명한 원칙에 의해 더욱 빛난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