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태평로 본사 해외영업팀에 근무하는 홍 과장(36)은 외부에서도 휴대폰을 마치 구내전화처럼 사용한다. 근처 호텔에서 해외 바이어들을 만날 때도 회사와 통화할 경우엔 휴대폰으로 네자리 번호만 눌러 간편하게 통화한다. 물론 통화료는 무료다. 이는 삼성전자가 도입한 구내 무선전화인 "인포 모바일 서비스" 덕분이다. 인포 모바일은 사무실내에 유선전화 없이도 이동전화 사용자가 자신의 휴대폰을 마치 구내전화처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통신 서비스다. 삼성전자와 KTF가 공동 개발,지난 7월 첫선을 보인 것으로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사무실내 유선전화가 필요없어지게 된다는 점에서 모바일 오피스의 구현사례로 평가된다. 인포 모바일 서비스는 여러가지 면에서 유용하다. 가령 기존 유선전화에서는 해당 직원이 자리를 비울 경우 당사자와 통화하기 힘들다. 그러나 인포 모바일에서는 직원이 자리를 비웠더라도 구내번호로 전화를 걸면 자동으로 휴대폰에 연결된다. 때문에 자리를 비운사이 바이어 등 외부로부터 걸려오는 중요한 전화를 놓쳐 낭패를 보는 경우가 없어진다. 특히 인포 모바일은 직원들끼리 통화할 때 편리하다. 휴게실이나 회의실 등 유선전화가 없는 장소에서도 휴대폰만 있으면 4자리 구내전화 번호를 눌러 간편하게 통화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특히 시스템 확장성이 뛰어나 회사를 벗어나서도 반경 수km 내에서는 똑같이 사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서울시내 안에서는 어디서든 인포 모바일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예컨대 외부에 있는 영업사원들끼리 연락할 때도 굳이 상대편의 휴대폰 번호를 누르지 않고 구내전화 번호만 눌러 통화할 수 있다. 인포 모바일 서비스를 사용할 경우 특히 회사로서는 비용절감 효과가 크다. 초기 시스템만 설치하면 직원들끼리의 구내통화는 무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직원들 입장에서는 인포 모바일 서비스 도입이 꼭 달가운 것만은 아니다. 항상 일에 묶여져있을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인포 모바일 서비스를 도입한 삼성전자의 경우 업무과정에 다양한 에피소드가 벌어지기도 한다. 가령 영업팀 김 대리의 경우 인포 모바일 서비스가 도입된 이후 휴일이 없어졌다. 격주로 쉬는 토요일에도 회사로 걸려온 전화는 모두 휴대폰에 자동 연결되기 때문에 마음대로 쉴 수 없다. 집에서도 업무와 연관된 전화를 휴대폰으로 받을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술집 외상값 등 회사에서 받기 곤란한 사적인 전화의 경우 예전에는 자리를 비우면 옆사람이 대신 받아 적당히 넘어갈 수도 있지만 이제는 그럴수가 없다. 심지어 화장실안에서도 유선전화로 걸려온 전화를 받아야 하는 경우도 많다. 삼성전자는 인포 모바일 서비스를 태평로 본사 근무팀을 대상으로 시범 서비스한 결과 업무 효율성 면에서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다고 보고 연말부터 전 부서로 확산시키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우선 12월말까지는 정보통신 수원센터에 두번째로 도입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또 현재의 인포 모바일 서비스가 유선전화도 함께 쓰는 과도기적 형태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사무실내 모든 유선전화를 없애고 휴대 단말기로만 업무를 보는 모바일 오피스 개념을 빠르면 내년부터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