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국노 <프라스틱조합 이사장>..'1000만弗 수출탑'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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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는 중소 제조업체 중심의 공업협동조합이 2백개정도 있다.
그러나 역동적으로 운영되는 조합은 많지 않다.
부실 중소기업의 사주가 조합 운영을 맡아 집행부 자체가 신뢰를 받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조합과 조합원이 상생(win-win)할 수 있는 전략을 짜내지 못해 유명무실해지는 조합도 늘어나고 있다.
이에 대해 프라스틱조합의 이국노 이사장(53)은 "중소기업 발전을 위해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동시에 프라스틱조합이 21세기형 새로운 조합 모범상(像)을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프라스틱조합과 이 이사장은 '모범상(賞)'을 받았다.
프라스틱조합은 지난달 30일 무역의 날 행사에서 '천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공업협동조합이 수출의 탑 주인공이 된 것은 처음이다.
이 이사장은 중소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동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이 이사장은 1993년부터 프라스틱조합 이사장을 맡아왔다.
취임 초기 빈곤에 시달리고 있던 조합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몇가지 수익원을 개척했다.
"조합은 철저하게 조합원(플라스틱업체)에 이익을 주면서 공생하는 치밀한 활동계획을 세우지 못하면 외면당합니다"
이 이사장은 정부에 쓰레기 종량제를 제안해 조합원에 플라스틱봉투 납품길을 넓혀 주었다.
농업용 필름(하우스비닐) 공동판매제도 추진했다.
여기에 한국 플라스틱산업의 우수성을 알리는 영문 책자를 만들어 세계 시장에 뿌리면서 마치 무역상사처럼 수출 시장을 개척하기 시작했다.
"노력의 결실로 인도에서 1천3백만달러 규모의 광케이블 매설용 폴리에틸렌 파이프 수출건을 건져 수출탑을 받았다"는 게 이 이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조합이 수출 계획을 직접 세우고 세밀한 품질검사 기준을 토대로 납품 업체를 선정했다"고 덧붙였다.
"단일 수출건으로 1천3백만달러 규모이면 대기업도 선뜻 나서기 힘들며 중소기업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는 게 이 이사장의 지적이다.
따라서 조합이 이같은 수출건에 나서 '대박'을 터뜨린다면 국민 경제에 보탬을 줄 수 있다고.
인도 수출건을 포함해 프라스틱조합의 수출 누적액은 현재까지 4천만달러에 이른다.
이 이사장은 "중소기업의 수출 증대는 물론 내년 하반기부터 시행될 예정인 제조물책임법에 적극 대처하기 위해선 품질에 대한 신뢰를 얻어야만 된다"고 강조했다.
대응책으로 프라스틱조합은 '한국플라스틱표준마크(PL마크)'를 선보였다.
이 마크가 붙어 있는 제품에 대해선 조합이 품질을 보증한다는 것이다.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프라스틱조합은 산하에 국가공인 시험기관(한국플라스틱시험원)을 두고 있다.
이 이사장은 "내년 하반기에 PL마크의 중요성이 부각되면 다른 업계도 프라스틱조합을 또 한번 주목하게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양홍모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