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백억달러를 넘던 주식 시가총액은 도대체 어디로 증발한 것일까. 이탈리아 온라인증권사 비팝의 성난 주주들이 회사 경영진들에게 묻고 싶어하는 질문이다. 18개월 전만해도 비팝은 유럽에서 가장 혁신적인 금융기관 가운데 하나였다. 이 회사는 지난 99년 2개의 지방은행 합병을 통해 설립된 이후 급속도로 성장했다. 이탈리아의 16번째 은행에 불과한 비팝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3월 2백30억달러에 육박했다. 하지만 지금 비팝의 시가총액은 36억달러에 불과하다. 의심할 여지없이 이 온라인증권사는 여느 닷컴업체처럼 매우 부풀려져 있었다. 하지만 비팝의 경우 문제의 심각성이 일반닷컴보다 훨씬 심각하다. 올 상반기 순익은 70%나 감소했으며 올해 전체순익은 78% 줄어든 6천6백만달러에 그칠 전망이다. 하지만 주주들을 가장 화나게 한 것은 회사관계자들이 2백50명의 특정 고객들에게 일정수익을 보장해 주겠다며 뒷거래를 한 사실이다. 이와함께 일부 고객들이 비팝의 주식을 매입할 경우 유리한 대출조건을 제공한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이탈리아 중앙은행,증권감독원,검찰이 공동으로 이 사건을 조사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