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인 탐구] 김종훈 <한미파슨스 사장>..대한민국 건설大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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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건설사업관리)이 우리나라 건설산업에 정착되도록 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그것이 건설산업을 선진화하고 경쟁력을 키우는 지름길이기 때문입니다"
CM 분야의 전도사로 불리는 김종훈 한미파슨스 사장(52)이 제시하는 '건설산업 발전론'은 이처럼 단순명료하다.
그는 국내 건설산업에 CM이 정착돼 활성화된다면 생산성이 눈부시게 향상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그래서 그 자신을 'CM주의자'라고 말한다.
그러한 김 사장이 96년 CM 회사를 설립한지 6년만인 올해에서야 건설업계로부터 인정받기에 이르렀다.
그는 4일 대한건설단체협회가 주관하는 제2회 대한민국건설대상 건설경영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건설사업관리라는 생소한 영역을 건설업계와 일반인들에게 꾸준히 이해시켜 가면서 CM 사업을 펼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CM은 건축분야에 전문지식이 없는 건축주나 대형공사 발주자들을 대신해서 건축과정 일체를 관리해 주는 기술용역업입니다. 건축물이나 토목구조물을 어떻게 계획하고 설계하며 시공할 것인가에 대한 모든 과정을 CM 업체가 관리.처리해 주는 일입니다"
작은 집을 짓는 집주인에서부터 아파트 시행사, 빌딩주인, 도로 교량 철도 등을 발주하는 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 등이 모두 CM업체의 고객이다.
"그런데 이들 사업주체가 건설작업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CM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등한시하고 있어 답답합니다"
김 사장은 선진국에서는 일반화돼 있는 CM이 국내에서 생소하게 여겨지는 점과 수요자들이 실효성을 실감하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김 사장이 이 분야에 뛰어들 결심을 하게 된 것은 국내외 유명 건설현장 책임자를 거친 뒤 서울민사지방법원 조정위원 등의 일을 맡으면서부터다.
건축분야의 전문지식이 없는 건축주를 도와주는 전문가가 있었다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을 사안을 두고 마찰을 빚는 사례를 자주 목격했다.
그중에는 계약서조차 제대로 쓰지 않아 건축주들이 심각한 피해를 보는 사례도 있었다.
김 사장은 이러한 국내 건설산업의 현실이 안타까워 세계 최고층 빌딩인 말레이시아 KLCC빌딩 공사 현장의 삼성물간 건설부문 소장을 마지막으로 27년 동안의 현장 기술인 생활을 마감하고 지난 96년 한미파슨스란 CM업체를 설립했다.
그는 우선 미국의 세계적인 CM 전문업체인 파슨스와 손을 잡았다.
미국의 체계적인 시스템과 관리기술을 받아들이기 위해 합작기업을 설립했다.
CM 분야는 시공 설계 공사관리 구조 등 모든 분야에서 최고 기술력을 확보하는게 성공의 관건이어서 선진업체와 공동출자하는 방법을 택했다.
하지만 설립초기에는 국내에 건설사업관리 시장이 형성되지 않아 적지않은 어려움을 겪었다.
"공공기관은 물론 기업들도 건설사업관리에 관심이 없어 어려움이 컸습니다"
CM에 대해 이해하고 친숙해진다면 CM시장은 저절로 확대되고 일감확보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고민 끝에 대대적인 홍보활동을 벌여 건설업계와 일반인들에게 CM을 알리고 나섰다.
김 사장의 전략은 주효했다.
작년부터 광고물량을 대대적으로 늘렸다.
기존 건설분야 전문용역업체들도 감행하기 힘든 발상을 김 사장은 꿋꿋하게 실행에 옮기는 뚝심을 발휘했다.
이로 인해 일반인들의 CM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고 반응도 점차 좋아졌다.
건설업계의 인식도 크게 개선됐다.
김 사장은 최근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의 CM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국내업계에 CM의 중요성을 각인시키는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했다.
규모나 건축미학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이 프로젝트는 CM을 통해 그 흔한 부실시공 시비나 안전사고 한 건 없이 깔끔하게 끝냈다.
더욱이 계획 당시 부지 선정이 늦어져 월드컵 개막 이전 개장여부조차 불투명했던 공사를 5개월이나 공기를 앞당겨 준공했다.
김 사장은 이밖에도 서울 강남구 도곡동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타워팰리스를 비롯 삼성동 현대 아이파크, 남대문 테마상가 메사, 홈플러스 영동점, 압구정동 광림교회, 새한종금빌딩, 대덕 SK C&C연구소, 까르푸 시흥점 등 20개가 넘는 대형 프로젝트를 마무리했거나 추진 중이다.
"CM은 큰 건물에만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일반인들이 가장 가까이서 사용하는 집이나 사무실 상가 등이 더 중요한 CM의 대상이죠. 이들 건물의 경우 다른 건물보다 더욱 저렴하면서도 튼튼하고 아름답게 지어져야 하니까요"
김 사장은 앞으로 중소규모 빌딩이나 주택 등의 건물주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집짓기 계획부터 건물준공까지의 모든 상담과 관리대행을 지원해 주기 위해 지난 6월 중소건물 수요자들이 부담없이 접근할 수 있는 'e-집'이란 인터넷사이트(www.ejip.co.kr)를 개설했다.
일반인들을 위해 국내 최초로 CM 관련 허브사이트(www.cmhub.com)를 구축했다.
국내에서箏읒ㅅ?사업기반을 갖춘 김 사장은 내년부터는 해외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우선 내년 1.4분기 내에 중국 상하이(上海)에 지점을 내고, 해외자본이 건설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CM용역을 선별수주해 한국 건설기술의 진수를 보여줄 계획이다.
서울대학교 건축과와 서강대 경영대학원을 나온 김 사장은 한라건설, 한양, 삼성물산 주택부문에서 27년간 근무해온 전문 기술인이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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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력 >
49년 경남 거창 출생
서울사대부고.서울대 건축공학과.서강대 경영대학원 졸업
73~77년 한샘건축연구소
77~79년 한라건설
79~84년 (주)한양
84~96년 삼성물산 건설부문
96년~현재 한미파슨스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