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주' 삼성전자가 마침내 일을 냈다. 반도체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외국인이 적극적인 '사자'에 나서 주가가 지난해 9월 이후 15개월 만에 26만원대에 올라섰다. 이에 따라 지난해 8월30일 30만1천5백원을 마지막으로 1년 넘게 긴 조정을 받아온 삼성전자가 다시 30만원대에 올라설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일 거래소시장에서 23만8천원으로 출발한 삼성전자는 시간이 흐를수록 상승세에 탄력이 붙으며 가격제한폭인 26만4천5백원까지 급등하며 장을 마쳤다. 시장에서는 투자 주체들 사이에 '오늘 못사면 안된다'는 심리적 압박감까지 더해지며 상승폭을 키우는 양상이었다. 이날 주가를 끌어올린 주역은 외국인.삼성전자를 43만주 1천96억원어치나 순매수했다. 이에 따라 전날 59.38%였던 외국인 지분율은 사상 최고치인 59.67%로 높아졌다. 삼성전자의 강세 요인은 최근 D램 현물가격의 반등세,미국 반도체 관련주의 강세,하이닉스와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제휴에 따른 수혜 기대감 등이 어우러진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날 델 컴팩 등 대형 PC메이커와 D램 고정거래 가격을 10% 가량 인상키로 합의했다고 공식발표,활활 타오르는 상승 분위기에 기름을 부었다. 외국계 증권사들이 잇따라 삼성전자의 목표가격을 높여 부른 것도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수를 불렀다. 메릴린치가 삼성전자의 12개월 목표가격을 35만원으로 제시한 데 이어 골드만삭스는 이날 12개월 목표가를 기존 25만원에서 42만원으로 대폭 올렸다. 반도체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D램 가격의 반등세가 이어지는 등 분위기가 호전되고 있는데다 유통물량이 크게 줄어든 상태여서 국내 기관이 매수에 가담할 경우 30만원 돌파는 그리 어렵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석포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그동안 악재로 작용했던 D램 가격의 반등세가 나타나 삼성전자 주가가 강세를 이어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며 "현재 27만원으로 제시한 목표가를 상향 조정할지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