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파워] 3부 : (5.끝) '財神 숭배의 부활'..화려한 속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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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北京)상사원들 사이에서 돌고 있는 유머다.
한국인 중국인 일본인 등 3명이 내기를 했다.
누가 닭장에 들어가 오랫동안 냄새를 참느냐는 게임이었다.
일본인은 들어가자마자 못 참겠다며 코를 움켜쥐고 뛰쳐나왔다.
30분이 지났을까 한국사람이 "더 이상 안 되겠다"며 걸어 나왔다.
중국인은 서너 시간이 지난 뒤에야 콧물을 질질 흘리며 기어 나왔다.
그런데 그의 손에 무엇인가가 들려 있었다.
무엇일까.
달걀이다.
중국인들의 비즈니스 성향을 잘 보여주는 이야기다.
그들은 참는 데 이골이 난 사람들이다.
단돈 1원을 위해서라면 화가 나도 참고,싫은 소리를 들어도 쓴웃음으로 받아넘긴다.
그러면서 비즈니스가 숙성되기를 기다린다.
때가 됐다싶으면 누구보다 빨리 움직인다.
겉으로는 허술한 것 같지만 속으로는 실속을 챙긴다.
이 같은 속성은 어떻게 형성된 것일까.
베이징 상사원들은 "변화무쌍한 중국인의 상술을 하나하나 파악하려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수 천년 역사에서 축적된 그들의 문화 속성을 먼저 이해해야 그들의 상술이 보인다"고 말한다.
'인고(忍苦)의 상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정신문화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중국인들이 자주 쓰는 말로 '호사불여뢰활착(好死不如賴活着)'이라는 게 있다.
'아무리 장렬한 죽음도 비열한 삶만은 못하다'라는 뜻.
살아있어야 복수도 하고,또 기회를 엿볼 수 있다는 얘기다.
중국인들의 마인드에 이 같은 의식이 자리잡고 있기에 기회가 성숙될 때까지 고통을 참고 또 참는 것이다.
중국인들은 화려한 속임수를 구사하기도 한다.
뻔히 들여다보이는 거짓말을 해대기도 하고,계약을 했다가도 상황이 불리해지면 쉽게 파기하기도 한다.
속임수에 넘어간 우리나라 비즈니스맨들은 '중국인의 상술에 당했다'고 푸념한다.
우리나라 비즈니스맨들은 중국의 '商(상)'개념에 이미 '속임'의 뜻이 내포되어 있음을 알아야 한다.
'상업(商)이 없었다면 간사함(姦)도 없다'라는 말이 이를 말해준다.
중국인 상술은 결국 '남의 재화를 앗아오는 것'이라는 차원에서 생성된 것이다.
서양식 '윈-윈(Win-Win) 상술'과는 거리가 멀다.
수 천년 중국 왕조역사를 통해 '돈'은 관료주의의 압제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었다.
관료의 길을 걷지 못했던 대다수 서민들은 가족의 안전을 위해 재신(財神)을 숭배했다.
덩샤오핑(鄧小平)의 개혁개방 추진과 함께 잠시 억눌렸던 그들의 '재신 숭배' 전통이 다시 화려한 빛을 발하고 있다.
비즈니스맨뿐만 아니라 관료 교수 예술가 농민 모두다 '파차이파차이(發財發財·돈벌자)'를 외친다.
중국은 지난 20여년 동안 '시장'을 무기로 해외 자금과 기술을 끌어들이고,이를 바탕으로 급성장을 이뤘다.
그러나 중국에 들어와 성공했다는 외국 기업은 찾기 힘들다.
모두 중국인들의 배만 불려주었을 뿐이다.
중국인 상술 앞에 외국 기업들이 무력화된 것이다.
5천년의 역사를 통해 형성된 중국 상술.
그들의 상업 마인드가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에 따른 국제화 시대에 어떻게 발전해나갈지 주목된다.
베이징=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