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증권거래소 시장은 미국 증시 급등에 탄력을 받아 전날의 폭등세를 이어가는 듯 했으나 오후들어 하락세로 돌변하는 등 극심한 일교차를 보였다. 최근의 증시 급등의 주역인 외국인의 현물 순매수는 지속됐으나 선물에서 변덕스런 포지션을 취하면서 프로그램 매매가 요동쳤고 이때문에 지수 변동폭이 컸다. 전문가들은 향후 주식시장이 단기적으로는 최근의 대규모 프로그램 순매수로 쌓인 1조원의 매수차익거래잔고가 부담이지만 국내외 증시주변 분위기가 워낙 좋아 연내 750선까지는 갈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매수차익거래잔고 1조원이 부담 전날 폭발적인 프로그램 매수로 쌓인 1조원대의 매수차익거래잔고가 시장의 발목을 잡을 전망이다. 매수차익거래잔고는 지난주말 7천억원대에서 3일엔 4천억원대로 크게 줄어 오는 13일의 더블위칭데이(선물.옵션 동시만기일) 부담이 해소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높았으나 전날 대규모 프로그램 순매수로 1조원대로 증가했다. 따라서 더블위칭데이까지 이 중 절반 정도가 매물로 출회된다고 가정해도 5천억원어치나 돼 주가 상승을 제약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대우증권 조재훈 투자정보팀장은 프로그램 매수차익거래 잔고가 크게 증가하자 기관이나 일반투자자들은 물량이 청산될 경우 거품이 빠져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우려해 미리 보유주식을 털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 미국증시 상승이 안전판 5일 미국증시가 기술주의 상승세를 업고 폭등, 나스닥지수는 4개월만에 2,000선, 다우지수는 3개월여만에 10,000선을 각각 회복했다. 나스닥지수는 83.74포인트(4.27%) 급등한 2,046.84, 다우 지수는 220.45포인트(2.23%) 뛴 10,114.29에 마감돼 지난 9월21일 기록했던 연중 최저치에 비해 나스닥은44%, 다우지수는 23% 올랐다. 전날 시스코와 오라클 등 일부 하이테크업체들의 실적이 안정되고 있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고 하이닉스-마이크론 제휴 기대감으로 전날에 이어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7% 이상 급등했다. 9.11 테러 대참사 이후 위축됐던 소비심리가 고개를 들면서 이날 발표된 전미구매자관리협회(NAPM)의 비제조업지수가 전달 40.6에서 51.3으로 크게 오른 것도 좋은 재료였다. ◆ 연내 750선까지 상승 가능..그 이상은 무리 전문가들은 단기급등에 따른 피로감으로 잠시 조정을 받을 수 있으나 연내 750선까지는 충분히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10조원에 이른 고객예탁금, 지속적인 외국인 순매수, 미국 증시 호조, 대우차.현대투신 매각 연내 완료, 반도체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 내년 하반기 경기회복에 대한 시장의 확신 등 호재가 넘쳐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의 상황이라는 점을 내세운다. 삼성증권 김지영 시황팀장은 700에 올라선 증시의 급등세가 `피로누적'으로 주춤하겠지만 이번 랠리의 고점을 760선 정도로 보고 있다면서 일부에서는 벌써 1,000선 얘기를 하고 있으나 너무 성급하다고 말했다. LG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단기 급등에 따른 우려감으로 700선에서 매매공방이 펼쳐지겠지만 미국 증시 호조, 외국인 매수세 지속 등으로 시장분위기가 견조해 추가 상승한다면 연내 750선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증권 박문광 투자전략팀장은 풍부한 증시주변 유동성에 악재는 묻히고 호재만 부각되는 상황이어서 750선까지는 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나 단기급등에 따른 조정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의 폭등은 하이닉스-마이크론의 제휴 발표가 촉발한 반도체업계 구조조정기대감, 내년 세계경제회복에 대한 희망 등 `분위기'가 주도하고 있어 거품이 꺼질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대신증권 나민호 투자정보팀장은 그동안의 랠리를 통해 경기회복 등 각종 기대감이 충분히 시장에 반영된 만큼 악재가 부각될 경우 조정폭이 깊어질 수도 있다면서 그 경우 630선이 강력한 지지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보증권 김석중 리서치담당 상무는 1차적인 지수 목표치로 750선을 보고 있으나 너무 급하게 오르고 있어 올 4.4분기의 악화된 기업실적이 내년초 발표될 경우 주가가 크게 흔들릴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