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중국.중국사람 .. 이상헌 <헤드라인정보통신 회장>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 shlee@headline.co.kr >
올해는 1992년 8월24일 한.중수교가 재개된지 10년째다.
한.중은 1937년 중.일전쟁으로 단교된 지 55년 만에 국교를 재개했었다.
중국은 개방정책을 실시하면서 고도성장을 하고 있고 월드컵 참가를 계기로 특수 만들기에 분주하다.
중국측은 이같은 움직임에 한국이 동참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고속성장한다고 한국이 그 덕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월드컵 특수도 같이 누릴 수 있는 것은 물론 아니다.
사회주의 틀을 벗어나고 있는 과도기적 개방사회의 조직 내부는 중국인의 특성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다.
어느 지역 현청의 협조에 한국인삼을 그 부서 전체 직원에게 답례로 내 놓았더니 거들떠보지도 않고 크게 화를 냈다고 한다.
그러나 한 사람씩 만나 은밀하게 전해주었더니 모두 받더라는 것이다.
이는 중국인의 단순한 풍습이라고만 보기 어려운 대목이다.
언변 좋은 어느 중국인이 한국과 중국은 '형제의 나라'라고 자주 말하기에 누가 형이고 누가 아우냐고 짓궂게 물은 적이 있다.
그는 서로 실속만 차릴 수 있으면 누가 형이 되고 아우가 되든 상관없다고 능청스레 대답했다.
냉전시대 적대국으로 우리의 평화를 위협했던 중국에 많은 기업들이 진출, 생산시설 등을 가동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을 단순히 글로벌시대의 한 파트너이며 국제거래의 대상으로만 치부해서는 안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중국의 사상가인 노신(魯迅)은 일찍이 "세상의 많은 강물 가운데 밑물의 흐름이 가장 빠른 곳이 황하(黃河)다. 그렇지만 윗물은 전혀 흐르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고 한다.
중국의 정치 경제 사회에 앞서 중국사람과 그들의 기업문화를 먼저 알아야 한다.
그리고 나서 형이 될지, 아니면 아우가 될지 택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