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모 사장(38)은 최근 대기업 부장 자리를 그만두고 한 벤처기업 최고경영자(CEO)로 옮긴 새내기 대표이사다. 김 사장은 "새로운 곳에서 인생의 승부를 걸어볼 만하다는 판단에 따라 선뜻 제안을 승낙했다"며 "하지만 기대했던 것만큼 실적이 나지 않아 눈치가 보이는 게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또 "주가도 신통치 않아 이래저래 부담을 안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코스닥 기업의 경우 아직은 CEO와 주가간 상관관계를 거론하기는 이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기업의 역사가 짧아 CEO의 '실력'이 검증되지 않은데다 인지도가 낮은 인물이 대부분이어서 CEO 교체로 인한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김 사장처럼 새로 코스닥 기업의 지휘봉을 잡게 된 전문 CEO들의 마음고생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당장 회사 살림살이를 파악하는 데만도 시간이 필요할 뿐더러 규모만 작을 뿐 회사 돌아가는 사정은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이나 엇비슷해 주주들이 요구하는 경영 실적을 내기가 쉽지 않다. 반면 영입을 권유할 때와 달리 최대주주들의 요구는 시간이 갈수록 세진다.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더라도 주가라도 떠받쳐 뭔가 달라졌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마음에 쉽게 주가 조작의 유혹에 귀를 기울일 때도 있다는 것이 많은 CEO들의 고백이다. S증권 관악지점 박모 지점장(45)은 "코스닥 기업의 CEO 주가를 평가하기는 아직 시기상조"라며 "오히려 새내기 CEO들 중에서 주가나 실적에 부담을 느낀 나머지 인위적인 주가부양 방안을 문의해오는 경우가 제법 있다"고 귀띔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