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06:28
수정2006.04.02 06:30
[ 이상철 사장 ]
한국통신은 "통신 공룡"으로 불린다.
국내 통신시장을 독점하고 있다는 의미와 비효율적인 "공조직"이란 다소 부정적인 의미를 함께 담고있다.
그런 한국통신의 움직임 빨라지고 있다.
민영화 작업이 본격화되면서 기업구조가 대폭 슬림화되고 유망 IT(정보기술) 사업에 대한 진출도 공격적이다.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인 "메가패스"의 성공이 "스피드가 붙은" 한국통신 변화를 보여준다.
지난 99년 동종업계에 비해 뒤늦게 뛰어들었음에도 불구,지난 9월말 현재 국내 초고속 인터넷 시장의 49.4%(가입자 3백48만명)를 점유하고 있다.
11월말 기준으로는 시장 점유율이 50%를 훨씬 넘어선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국내에서의 메가패스 서비스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진출에도 나섰다.
지난달 중국 웬왕그룹과 초고속 인터넷 장비 공급계약을 맺고 ADSL(디지털 가입자망) 시스템 및 모뎀 20만회선을 공급키로 했다.
이밖에 IDC(인터넷 데이터센터)및 전용회선 임대 사업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이같은 신규 IT사업의 성과는 올해 실적에서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통신은 올들어 3.4분기까지 전년동기 대비 12.8% 증가한 8조5천8백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중 전화사업을 제외한 인터넷 등 성장사업 부문의 매출(5조 1천2백억원)으로 전체의 60%에 달한다.
한국통신의 IT쪽에 체중이 실리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IT부문 가운데서도 "메가패스" 매출은 7천8백억원으로 6백15%나 증가,빠른 성장성을 보여주고 있다.
또 다른 인터넷 사업 매출도 1조8백여억원 전년 동기 대비 2백22% 늘었다.
이러한 성장 중심의 전략은 탄탄한 수익구조를 바탕으로 이뤄지고 있다.
아직도 시내외 및 국제전화 부문에서 "독점"에 가까운 마케팅 파워를 구사하면서 안정된 수익을 내고 있다.
또 전국에 깔려있는 통신망을 기반으로 기업에 대한 전용회선 임대 서비스에서도 절대적인 우위를 지켜나가고 있다.
올해 전반적인 불황속에서도 올들어 3분기까지 영업이익이 1조3천7백여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5.4%나 증가한 것이 이를 잘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3년에 걸친 구조조정으로 부실 요인이 상당부분 제거된 게 한국통신의 수익구조가 안정화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먼저 9월말 현재 인력은 4만4천여명으로 지난 98년초에 비해 1만5천여명이 줄었다.
또 케이블TV전송망 등 13개 부문의 한계.적자사업을 매각하거나 정리했다.
올 연간 실적도 "기대이상"일 것이란 전망이다.
주력 사업으로 자리잡은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가 올해 1백32% 증가한 4백만에 달해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가장 큰 요인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올해 순이익은 절대액으로 지난해 대비 1% 감소한 9천9백으로 예상되지만 지난해 9천3백48억원에 달했던 유가증권 매각이익이 올해 6천1백억원으로 감소한 점을 감안하면 크게 증가한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현대증권 서용원 연구원은 "내년에도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는 21%가 증가,초고속 인터넷 매출액이 44% 증가한 1조7조원에 달하는 등 수익성 개선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내년 정부의 지분매각에 따른 매도물량 증대가 우려되나 자사주 매입을 통한 물량해소 계획이 예상돼 주가엔 큰 부담이 되지 않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