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다국적 기업들이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공식 가입(11일)을 계기로 보다 공격적인 중국 시장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중국을 글로벌 경영 네트워크의 한 축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다각적인 포석이다. 모토로라는 지난 달 8일 베이징에서 그룹 경영진 30여명이 참여한 '글로벌 CEO회의'를 열어 장기적으로 약 19억달러를 투자,톈진 반도체 생산단지를 건설하기로 확정했다. 이 회사는 아시아태평양 총본부를 싱가포르에서 베이징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인텔은 상하이푸둥 법인의 기술개발 및 지분확대를 위해 최근 두차례에 걸쳐 총 1억달러 규모의 증자를 단행했다. 인텔은 신규투자 분을 연구개발(R&D) 유통 사후서비스(AS) 등에 집중,체계적인 통괄 사업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상하이벨 역시 R&D 개발능력 보강을 위해 최근 1억1천만달러를 추가 투자했다. 각 기업들은 또 금융 정보통신 유통 등 WTO 가입으로 수혜가 예상되는 분야에 신규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홍콩상하이은행(HSBC)은 중국 상하이은행(上海銀行)의 지분 10% 매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노키아의 경우 1백억위안(1위안=약 1백50원)을 투자,베이징에 통신연구개발단지를 설립하고 있다. 다국적 기업들은 중국의 제조기술이 향상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중국을 '글로벌 소싱(조달)' 지역으로 활용하고 있다. 일본 소니는 광둥성 옌톈(鹽田) 보세구에 '선전 조달센터'를 설립,이 곳에서만 올해 약 5억달러의 물건을 사들였다. 이 밖에 IBM과 모토로라가 올해 각각 20억달러,노키아가 10억달러 정도의 중국 물품을 구매하기로 했다. 특히 월마트의 올해 중국 제품 조달액은 1백억달러를 넘을 전망이다. 중국 기업의 지분을 매입,경영권을 사들이는 지분 투자가 다국적 기업의 새로운 중국 투자 방식으로 등장하고 있다. 독일ABB는 최근 중국 저장성 사영기업의 주식을 56% 획득하는 방식으로 중국에 진출했다. 프랑스 알카텔은 상하이벨의 지분 50%+1주를 사들여 경영권을 인수했다. 베이징=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