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환 한국은행 총재의 임기가 내년 3월말로 끝남에 따라 차기 한은총재에 대한 하마평이 벌써부터 무성하다. 현재로선 전 총재의 유임과 교체 등 두가지 가능성이 모두 열려있다. 유임론의 배경은 전 총재가 지난 4년간 총재직을 무난히 수행한데다 차기 총재가 대선 결과에 따라 '1년짜리'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퇴임뒤 '4평짜리 서재'에 만족하겠다던 전 총재도 요즘들어 부쩍 업무에 자신감을 내비친다는게 한은 간부들의 얘기다. 그러나 교체론에도 무게가 실려있다. 전 총재를 연임시킨뒤 다음 정권에서 퇴진시킬 경우 한은 독립이란 모양새에 걸맞지 않기 때문. 교체된다면 박승 공적자금관리위원장(중앙대 명예교수)이 1순위로 거론된다. 이헌재 강봉균 전 재경부장관도 물망에 올라 있다. 무게나 영향력에서 한은을 이끌만한 '거물'들이다. 한은 출신인사로는 류시열 은행연합회장, 김시담 전 금통위원, 최연종 전 부총재, 이강남 금융연수원장 등이 거론된다. 후보들 모두 중앙은행을 이끄는 데는 결격사유가 없는 금융통들이다. 한은 내에선 90년대이후 김명호 총재(2년)를 빼면 조순 이경식 전철환씨 등 외부인사들이 줄곧 총재를 맡아 이번엔 '한은맨'의 낙점을 기대하고 있다. 오형규 기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