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회사가 프랑스계 금융그룹인 BNP파리바와 합작회사를 만들어 소비자금융과 방카슈랑스(은행과 보험 공동상품) 등 신종 금융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특히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소액대출 등 소비자금융에 은행권에선 처음으로 신한금융지주사가 독립법인 형태로 진출키로 함에 따라 일본계 대금업체 등을 중심으로 한 기존시장 판도에 변화가 예상된다. 신한금융지주사는 BNP파리바그룹의 지분출자와 소비자금융 방카슈랑스분야의 합작법인 설립계약을 오는 12일 체결키로 했다고 밝혔다. 신한금융과 BNP파리바는 지난 6월 포괄적 제휴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맺었었다. 그 뒤 5개월여 만에 전략적 제휴관계를 다지는 기반을 마련한 것. 이번 계약으로 신한금융지주사는 자회사들이 갖고 있는 지주사 지분 4%를 BNP파리바에 팔고 매각대금은 오는 14일 받기로 했다. 또 BNP파리바의 자회사인 까디프와 방카슈랑스 합작법인, 세텔렘과 소비자금융 합작법인도 각각 설립키로 합의했다. 소비자금융 합작법인은 현재 입법예고된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이 시행되는 내년 2월께 초기 자본금 2백억원 규모로 설립될 예정이다. 이 소비자금융사는 미래엔 상환능력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현행 은행권의 대출심사는 통과하기 어려운 고객들을 겨냥해 주로 소액신용대출을 해줄 계획이다. 신한금융지주사 관계자는 "세텔렘은 유럽에서 50여년간 소비자금융 영업을 해왔으며 정교한 신용평가시스템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이 회사의 노하우를 도입하면 국내 시장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신용금고와 대금업체 할부금융사 등이 선점하고 있는 국내 소액대출시장에서의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정상적으로 은행 거래가 어려운 개인고객들이 수백만원의 돈을 비교적 높은 금리에 신용으로 빌려 쓰는 소액대출시장은 현재 2백50조원 안팎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시장은 앞으로도 확대될 전망이어서 다른 시중은행들도 이 부문 진출을 적극 추진 중이다. 한편 신한금융지주사와 BNP파리바는 방카슈랑스 합작회사도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는 시점에서 초기 자본금 3백억원 규모로 설립키로 했다. 설립 시점은 내년 하반기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