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핫코일 냉연강판 철근 등 16개 수입 철강제품에 대해 고율 관세부과 위주의 수입규제조치를 취하라는 '철강산업 피해조치 권고안'을 채택함에 따라 국내 철강업계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오는 19일쯤 미 행정부에 제출될 권고안대로라면 국내 철강업계는 기본관세 2∼3% 외에 제품별로 8∼20%의 추가 관세를 물어야 할 가능성이 높다. 품목별로는 핫코일 냉연강판 후판 도금강판 등 판재류와 강관에 20%,철근에 10%의 추가 관세가 부과될 것으로 우려된다. 핫코일의 경우 포철이 미국내 합작법인인 UPI에 공급하는 물량이 거의 대부분이어서 추가관세를 피해갈 가능성이 있으나 핫코일 다음으로 물량이 많은 냉연강판과 이미 반덤핑 관세를 물고 있는 철근은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 냉연강판을 수출하고 있는 연합철강과 동부제강은 아예 대미 수출을 줄여나간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연합철강은 내년 하반기부터 냉연강판을 컬러강판 등 표면처리강판의 재료로 활용하기 위해 국내외 판매를 중단할 계획이다. 동부제강도 석도강판용 소재로 돌려 냉연강판 수출물량을 축소키로 했다. 철근은 10%의 관세부과가 예상된다. 이미 22%의 반덤핑(AD)관세를 물고 있는 터라 향후 대미 수출벽이 더욱 높아지게 된다. 32%의 관세를 물어야 할 판이다. 실제 INI스틸,동국제강 등 철근업체는 그동안 고율의 AD 탓에 수출물량을 대폭 줄여왔다. 대미 수출물량이 연간 40만∼50만t인 강관은 수입물량제한과 함께 적정수입 초과물량에 대해 20%의 관세를 더 물어야 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밖에 스테인리스 와이어는 8%의 관세율이 예상된다. 김성우 철강협회 통상협력팀장은 "미국은 당초 수입물량을 제한할 것으로 점쳐졌으나 이 경우 기준연도를 설정해야 하는 등 수출국가별로 이해관계가 천차만별이어서 미국이 오히려 WTO에 제소당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 때문에 고율 관세부과로 방향을 틀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번 권고안을 19일 제출받아 내년 2월18일을 전후해 최종 관세부과율 등의 수입규제조치를 발표하게 된다. 이에 앞서 우리 정부와 업계는 내년 1월 중 미국과 양자협의를 다시 갖는 등 대응책을 마련키로 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