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이라고 해서 건물 모두를 고칠 이유는 없다. 성능이 떨어지거나 생활하는데 불편한 부분만 바꿔도 리모델링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이른바 부분 리모델링이다. 서울 면목동에 있는 K빌딩도 부분 리모델링을 통해 건물의 가치를 높인 경우다. K빌딩은 지은 지 10년이 넘은 건물로 지상 4층의 근린생활시설이다. 층당 면적은 46.5평으로 연면적은 1백86평이다. 건물주는 타일로 된 건물외부가 변색돼 보기에 흉한데다 건물 곳곳에서 물이 새 임대 놓기에 여의치 않자 리모델링을 하기로 결심했다. 시공은 한신공영이 맡았다. 건물외장은 깔끔한 이미지를 풍기는 알루미늄 패널로 교체했다. 기존의 타일위에 덧붙이는 방식으로 외장을 바꿨다. 창호와 창호사이의 벽을 헐고 2∼4층 전면을 모두 유리로 마감했다. 한신공영은 건물 1층에 패널 대신 마천석을 사용했다. 당초 계획에 없던 마감재를 도입했다. 수익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건물주에게 양해를 구한 후 마천석을 채택했다. 마천석은 건물의 입체감을 살렸고 패널과 유리외장은 개방적인 이미지의 건물로 탈바꿈시켰다. 외장공사가 건물의 이미지를 바꾸는 것이라면 옥상방수공사 화장실보수공사는 건물의 성능을 높이는 작업이었다. 입주업체들의 불만이 많았던 누수를 막고 화장실 환경을 바꾸기 위해서였다. 옥상방수공사는 우레탄으로 시공했다. 방수효과가 뛰어난데다 수영장 바닥을 처리하는데도 사용되는 우레탄은 옥상의 환경을 개선하는데도 한 몫했다. 화장실공사는 대폭 이뤄졌다. 낡은 배관을 새 것으로 바꾸고 변기도 교체했다. 천장마감까지 새로 했다. 약 3개월간에 걸쳐 공사가 끝나자 건축주는 새로 바뀐 K빌딩을 보고 리모델링을 결심했다는 주변의 다른 건물주인을 소개해줄 정도로 만족감을 표시했다. 한신공영은 부분 리모델링이었기 때문에 입주업체를 이주시키지 않고 공사를 진행했다. 이 회사 최윤식 차장은 "소음이 예상되는 공정은 휴일이나 야간으로 돌렸다"며 "입주업체나 주변을 감안하지 않고 공사를 강행했다가는 오히려 공기(工期)가 늦춰질 수 있는 게 리모델링 공사의 특성"이라고 말했다. 김호영 기자 h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