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서비스산업 인프라 .. 朱尤進 <서울대 경영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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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들어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부상하면서 제조업을 중심으로 하는 나라들의 경제는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한국의 제조업도 멀지 않아 중국에 상당 부분을 양보하게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그러므로 한국경제가 지속적인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서비스중심 경제로 전환해야 한다.
선진국의 사례도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서비스경제 비중이 늘어났다.
선진국에서는 서비스분야가 전체 생산에 미치는 비중이 70%인데,한국은 아직 53%에 불과하다.
한국의 서비스산업이 미미한 이유의 하나는 서비스 관련 고급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인력부족 현상을 해소할 수 있는 교육인프라가 바로 경영학석사 과정, 즉 'MBA(Master of Business Administration)과정'이다.
미국의 경우 명문 MBA과정 졸업생 80% 이상이 서비스산업으로 진출,이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최근 한국에서도 MBA과정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경쟁국인 싱가포르 홍콩 일본 중국은 이미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MBA 프로그램을 출범시켰다.
우리는 늦게 시작하는 대신 경쟁국들의 MBA과정을 적절히 벤치마킹하여 더 좋은 프로그램을 설계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MBA과정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네가지 요소가 갖춰져야 한다.
첫째,MBA과정 교육이 국제적 성격을 가져야 한다.
세계는 글로벌 경쟁시대다.
따라서 MBA과정 학생과 교수진이 내국인만으로 구성돼서는 안된다.
10% 이상 외국학생과 외국교수로 채워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외국인들과 함께 교육을 받는 과정에서 한국학생들은 외국문화에 대한 수용도를 높여 갈 수 있다.
그리고 한국에서 시작되는 MBA과정이 국제적 명성을 얻기 위해서도 어느 정도 외국인 비율을 확보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둘째,국어와 영어를 MBA 교육의 공용어로 하되,영어에 더 많은 비중을 두어야 한다.
영어는 세계의 비즈니스 언어다.
한국에 진출한 외국기업이나 해외로 진출한 국내기업들은 영어를 구사하는 졸업생을 원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시장수요에 부합하는 졸업생을 배출해야 한다.
경쟁국인 싱가포르 홍콩 일본 중국에서 진행되는 MBA과정도 다 영어로 진행하고 있다.
언어적인 자부심이 강하기로 유명한 프랑스의 엔시아드(INSEAD)MBA과정에서도 모든 교육을 영어로 진행하고 있다.
셋째,경영학 학부과정과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경영학 교육에는 MBA과정만 존재한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잘못된 정보에 근거한다.
최근 세계적인 컨설팅회사의 보고서에 의하면,미국의 MBA과정 랭킹 25위안에 드는 대학 중 84%가 경영학 학부과정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
MBA 졸업생의 취업시장은 '중견간부시장'이고,경영학 학부 졸업생의 취업시장은 '신입사원시장'이다.
시장의 수요가 다양한데도 'MBA과정을 가진 대학은 학부과정을 없애라'는 것은 마치 '대형차를 만드는 회사는 소형차를 만들지 말라'고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넷째,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지원이 필요하다.
글로벌 스탠더드의 MBA과정을 출범시키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원과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때문에 교육인적자원부와 대학이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
경쟁국들이 시작한 MBA과정도 정부에서 설립을 주도했거나,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성공할 수 있었다.
그리고 MBA과정의 성공적인 정착은 단시일 내에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는 장기 비전을 갖고 착수해야 할 일이다.
MBA과정은 한국경제가 '중국쇼크'로 인해 제조업중심에서 서비스중심 경제로 이행하는데 있어 중요한 인적자원의 인프라가 될 것이다.
또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는 고부가가치 서비스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MBA과정이 더욱 필요하다.
미국 유럽의 MBA 졸업생들은 경영컨설팅,투자은행,증권,마케팅 서비스분야에서 막대한 부를 창출하며 세계경제를 좌지우지하고 있다.
한국도 서비스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하루 빨리 글로벌 스탠더드의 MBA과정을 발족시켜야 한다.
wchu@car123.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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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내용은 한경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