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국내 은행에 격변의 한 해였다. 현대건설 하이닉스반도체 등 부실기업 구조조정이 은행권 전체를 흔들었고 한편으론 우리금융지주회사와 국민.주택 통합은행이 출범해 경쟁판도를 뒤바꿔 놓았다. 그러나 진짜 변화는 지금부터다. 통합 국민은행 출범은 은행 추가합병을 촉발시킬 조짐이고 부실기업 처리를 마무리한 은행들은 이제 제 살 길을 찾아야 할 때다. 은행들은 내년에 어떤 목표와 전략으로 새로운 변화에 도전할 것인가. 은행들의 '2002년 생존전략'을 은행별로 연재한다. ----------------------------------------------------------------- 국민은행의 새해 경영전략은 '소매금융기반 강화'와 '신속한 통합 마무리' 두 가지로 집약할 수 있다. 김정태 국민은행장은 "소형 점포를 대거 신설해 고객들과의 접점을 확보하고 투신 보험 등 타 금융상품도 함께 팔아 소매금융 강자의 입지를 더욱 굳히겠다"고 밝혔다. ◇ 이익 확대 =국민은행은 통합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기존 고객의 이탈을 막고 합병시너지를 통해 올해보다 20% 가량 많은 2조2천억원의 순이익을 내년도 목표로 설정했다. 올해 국민은행의 예상 이익은 1조8천억원 가량이다. 이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소매금융영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국민은행은 기존 1천1백24개 점포 외에 5,6명의 행원이 일하는 소형 점포 및 할인매장 백화점 등에 자동화기기를 설치한 인스토어(in-store) 점포, 이동식 점포 등을 내년중 대대적으로 신설할 방침이다. 고객이 있는 곳은 어디든지 국민은행 점포가 들어서는 '소규모 다점포 전략'을 추진하겠다는 얘기다. 국민은행은 이와 함께 거액자산가를 주타킷으로 하는 PB(Private Banking) 사업도 핵심분야로 키울 계획이다. 현재 이 사업을 담당할 외부전문가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은행 관계자는 "PB본부를 신설해 국민은행이 아닌 새로운 브랜드를 가지고 거액자산가를 공략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또 중소기업 자영업자 등과의 거래관계도 넓혀가기로 했다. ◇ 통합작업의 조기마무리 =국민은행은 전산통합이 아직 안돼 거대한 네크워크망의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내년 추석연휴를 기점으로 전산통합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국민은행은 전산 이외 부문은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 이전까지 모두 합치기로 했다. 영업 인사본부 등도 하나로 합쳐져 강력한 본부체제가 본격 가동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지점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연체관리 대출심사 등 모든 후선업무를 집중하는 후선업무센터를 늘릴 계획이다. 지점 인력은 영업사원처럼 상품을 판매하고 고객을 유치하는 역할에만 주력하면 된다. 국민은행은 내부조직 융화를 위해 성과주의 문화를 앞당겨 도입키로 했다. 현재 팀별 성과급제를 개인 성과급제로 전환하고 인력양성을 위한 교육도 강화하기로 했다. 김 행장은 "직급에 상관없이 열심히 일해 성과를 많이 내면 평생 먹고 살 수 있을 만큼 보상받는 직원이 생기도록 하겠다"며 "영업력 유지와 신속한 통합에 전력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김준현 기자 kimjh@hankyung.com